[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개인 성적만 올리기엔 하위 타순이 더 좋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9)는 솔직하게 생각을 밝혔다.
올 시즌 다시 '거인의 심장'으로 뛰는 이대호를 두고 여러 설왕설래가 오갔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총액 150억원 계약을 마쳤지만, 해가 갈수록 기대치를 밑돈다는 시각이 대다수였다. 지난해 이대호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1.01), wRC+(조정 득점 생산력·105.8)는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최하위권이었다. 이런 이대호를 4번 자리에 계속 두는 것보다 하위 타선 배치 등 다른 방안을 고려하는 게 롯데 타선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반에 더 도움을 줄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여전히 '4번 타자 이대호'의 무게감을 신뢰하는 눈치. 그는 3일 우천 취소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밝힌 라인업에서 이대호를 4번 지명 타자로 기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번 타자 자리를 맡으면서 1루 수비와 지명 타자 자리를 오갔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대호 만한 선수가 없다"고 강조해 온 허 감독의 뜻에는 흔들림이 없다.
이대호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4번 타자라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야구를 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6번이든 하위 타순으로 내려가 친다면 아무래도 투수들이 (4번 타자일 때보다) 더 편하게 던질 것이다. 개인 성적만 올리기엔 하위 타순이 더 좋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감독님이 밑고 기회를 주시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4번 타자로 나선다면 찬스가 많이 돌아오고, 팀이 이기는 데 기여할 기회도 그만큼 많아질 것이다. 개인 성적보단 팀이 이기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또 "나 대신 (4번 타자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주변에서 있다. 다른 선수들이 능력을 보여준다면 당연히 넘겨줘야 한다"며 "나는 어떻게든 팀이 이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롯데와 2년 FA 계약한 이대호는 '우승 옵션'을 걸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대호는 "어릴 때부터 롯데 우승 내 손으로 이뤄보고 싶은 게 입단 때부터 목표다. 아직까지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게 안타깝다"며 "야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팀 분위기 너무 좋고 모두가 하나가 돼 있다. 올 시즌 기대가 된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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