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욕심을 덜 부려야 할 것 같다(웃음)."
4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SSG 랜더스 최주환(33)은 이런 말을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두산 베어스를 떠나 SSG와 4년 총액 42억원에 FA계약한 최주환은 펀치력 있는 내야수로 정평이 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두산에서 심심찮게 담장을 넘겼다. 2018시즌엔 26개의 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고, 공인구 반발력이 조정된 지 두 번째 시즌인 지난해에도 16홈런을 날렸다. 잠실에 비해 펜스 거리가 짧고 바람 등의 영향으로 '타자 친화적 구장'으로 꼽히는 인천에선 이런 최주환의 능력이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주환도 욕심을 숨기진 않았다. 그는 "잠실에서 프리배팅 때는 내야수 파트에선 남부럽지 않게 홈런을 쳤다. 잠실에 비해 인천이 작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작은 구장을 쓴다고) 폼을 바꾼다기 보다는 욕심을 덜 부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두산 시절엔 인천 원정을 오면 욕심을 내는 부분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뒤 "이젠 홈 구장이니 편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시범경기에서 한때 16타수 무안타의 저조한 기록에 그친 부분을 두고는 "시범경기는 기억 속에서 지웠다. 경로에서 많이 이탈한 것 같다"고 크게 웃은 뒤 "오늘 작은 바람은 홈런이 아니어도 되니 팀이 이길 수 있는 중요한 순간에 안타 하나만 쳤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람 좋던 최주환의 얼굴은 타석에선 돌변했다. '소박한 바람'은 팀 창단 첫 승으로 연결되는 결승 투런포로 현실이 됐다. 1-1 동점이 된 4회말 무사 1루에서 롯데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와 2B2S 승부에서 143㎞ 직구가 한복판에 몰리자 미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크게 뜬 타구를 바라본 최주환은 홈런을 직감한 듯 1루측 벤치를 향해 손가락을 치켜든 뒤 베이스를 돌았다.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
최주환의 활약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최 정의 솔로포가 더해지면서 4-2가 된 8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롯데 구원 투수 최준용의 공을 걷어올려 또다시 우측 담장을 넘겼다. 다시 한 번 벤치를 향해 손가락을 흔드는 세리머니를 펼치는 최주환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꽃피었다.
최주환은 경기 후 "오늘 FA로 영입되고 데뷔 첫 경기였고, 팀도 창단 후 첫 경기였는데 기분 좋게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감독님 첫 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또한 정용진 구단주님도 야구장에 방문해주셨는데, 구단주님 앞에서 첫 승을 하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도 덧붙였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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