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이 개원 후 처음으로 로봇을 이용한 폐암 수술에 성공했다.
환자 오 모씨(만 79세·여)는 과거 직장암 수술 후 추적관찰 중 폐암 의심 소견으로 폐엽절제술을 권유 받았다. 약 2년 전 직장암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던 오 씨는 또 한 번의 암 진단에 눈앞이 캄캄했다.
직장암 치료 당시 고통스러웠던 경험 때문에 "죽는 게 낫다"며 치료를 거부하던 오씨를 위해 가족들은 수소문 끝에 흉부외과 황수경 교수를 찾았다.
정밀 검사 결과 오씨는 우측 폐 가운데에 암덩어리가 자리잡아 '중폐엽' 전체를 제거하는 고난도 수술이 필요했다. 특히 고령이라 폐의 재생이 어려운 상태인 오 씨에게 폐절제술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다년간 폐암 및 식도암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황수경 교수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큰 오씨를 위해 로봇수술을 제안했다.
지난달 30일 황 교수는 최신형 로봇수술 장비를 이용해 오른쪽 중간엽을 제거하는 폐엽절제술을 시행했고, 수술은 약 2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일반적으로 폐엽제거술은 시야 확보가 쉬운 개흉이나 흉강경으로 시행된다. 이에 비해 로봇수술은 최소한의 절개로 이뤄져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다. 특히 다른 부위에 비해 흉곽은 매우 고난도에 속한다. 또 오씨의 경우 신장 150㎝의 작은 체구라 로봇수술도 쉽지 않은 상태였다.
황 교수는 "로봇을 이용한 흉부 수술은 체구가 작은 동양인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움이 있으나, 여러 센터에서 다양한 로봇을 사용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방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가 고령임에도 출혈이나 호흡곤란, 통증 증세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수술 3일째 되던 날에 퇴원했다"고 덧붙였다.
로봇수술 장비 모든 모델의 수술 경험이 있는 황 교수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다빈치SP' 로봇수술 기록을 보유한 바 있다.
오씨는 "직장암 수술을 받았을 땐 너무 고통스러워서 입원기간 내내 눈물 마를 날이 없었는데, 이번 수술은 통증이 전혀 없어 벌써 일상으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쾌적한 시설에서 마음 편히 수술을 받을 수 있게 신경 써준 의료진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송현 진료1부원장은 "의정부을지대병원은 중증 응급환자를 위한 면밀한 시스템을 갖춰 이번 폐암 로봇수술을 시작으로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경기북부 지역주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지역거점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최첨단 4세대 로봇수술 장비인 '다빈치Xi'를 도입해 본격적으로 로봇수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다빈치 로봇수술은 로봇 팔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최소한으로 피부를 절개한 뒤, 로봇 팔을 원격 조정해 병변 부위를 치료하는 최소침습수술이다. 시야가 협소한 부위도 화면 확대와 손떨림 보정 기능으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며, 로봇 안전 가동범위 설정이 가능해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 통증이 적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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