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생애 2번째 데뷔다. 2015년 타자로서 첫 데뷔전을 치렀던 주현상이 데뷔 7년만에 투수로서 1군 무대에 돌아왔다.
주현상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시즌 2차전 7회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을 퍼펙트로 쾌투했다.
투수 전향 후 첫 1군 데뷔전이라는 점도 인상적이지만, 전날의 해프닝 때문에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주현상은 6일 SSG전 9회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통역의 실수로 '66번' 주현상 대신 '55번' 강재민의 교체가 심판진에게 통보되는 바람에 1군 데뷔가 미뤄졌다.
경기 후 만난 주현상은 왼손에 자신의 첫 아웃카운트 공을 꼭 쥐고 있었다. 천하의 추신수를 잡아낸 공이다. 주현상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신인 데뷔전이지만, 오늘은 더 깊게 각인될 것 같다"며 웃었다.
전날 못지 않게 이날 등판도 갑작스러웠다. 잘 던지던 문동욱이 7회 1사 1루 상황에서 갑자기 허리를 삐끗하면서 주현상이 소환된 것. 주현상은 "윤호솔과 함께 9회 등판을 준비중이었다. 급하게 올라가긴 했는데, 제가 몸이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라 차질 없이 준비가 됐다"며 웃었다.
투수 전향 후 첫 1군 마운드, 심지어 상대가 추신수였다. 볼카운트도 2볼을 안고 시작한 상황. 하지만 주현상은 침착하게 추신수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제 직구에 자신감이 있다. 3볼이 되면 안되니까, 무조건 카운트 잡는다 생각하고 직구를 던졌다. 일단 마운드 올라가니 추신수다 이런 생각 안 들고, 무조건 잡는다는 생각 뿐이었다."
주현상은 올해로 29세다. 2019년 마무리캠프부터 투수로 전향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모험적인 선택. 하지만 주현상은 "후회는 없다"고 단언했다.
"작년엔 미등록 선수였다. 올해도 스프링캠프 갈 거란 예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개막 엔트리까지 들었다. 잘하고 있으니까, 이 모습 그대로 열심히 하겠다. 로사도 코치님이 '스트라이크를 잘 던진다. 항상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 좋은 투수'라고 말씀해주셨다. 안정감이 장점이다."
전날의 해프닝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주현상은 "코치님도 통역도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런데 어제 안 나가서 오늘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아닐까"라며 미소지었다.
"우리 팀 불펜은 리그 상위권이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투수진을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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