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번트는 상황에 따라서, 타순에 얽매이지 않는다."
희생번트는 아웃카운트를 하나 내주고라도 주자를 득점권에 보내겠다는 엄청난 희생이 따르는 작전이다. 그 타자가 안타를 치거나 홈런을 기록할 수 있음에도 번트로 스스로 아웃이 되게 하는 것이다. 물론 그만 아웃돼야 그 작전은 성공한 것이 된다.
최근엔 희생번트 구사가 줄어들고 있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떨어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타고투저의 시대가 계속 되고 있어서 굳이 아웃카운트 하나 버리고 주자를 보내기 보다는 공격적으로 나가는 추세다.
그런데 LG 트윈스가 개막전서 놀라운 작전을 펼쳤다. 4번 타자가 희생번트를 시도한 것이다. 상황은 이랬다.
4일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서 LG가 7회초 김현수의 안타로 2-1 역전에 성공한 뒤 이어진 무사 1,2루 상황에서 류지현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4번 이형종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한 것. 이형종은 초구부터 번트 자세를 취했다. NC 구원투수 임창민과 승부를 펼친 이형종은 볼 2개를 잘 고른 뒤 3구째를 침착하게 번트 댔다. 하지만 공이 투수 정면으로 굴러갔고 타구를 잡은 임창민이 빠르게 3루로 송구해 2루주자를 잡아내 희생번트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만루 찬스까지 이어졌지만 추가 득점엔 실패. 다행히 경기가 2대1로 그대로 끝나 LG가 시즌 첫 승을 거뒀지만 만약 NC에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했다면 그때 번트 작전 실패에 대한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특히 이형종이 번트를 자주 대는 선수가 아니었기에 그 작전이 적절했냐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었다. 이형종은 지난 2년간 희생번트 기록이 1개 밖에 없었다. 타격 훈련 때 번트 훈련을 하기도 하지만 실전에서 거의 대지 않았기에 생소할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당시를 복기하며 "당시에 역전을 했고 이후 1점만 더 추가하면 우리의 불펜진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1점이 중요하다고 봤다"라며 번트 작전을 구사하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가 끝나고 복기하면서 '2B 상황에서는 치게하는게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적절하게 경기 운영을 해야할 것 같다"라고 했다.
앞으로도 4번 타자의 번트같은 보기 힘든 장면이 나올까. 류 감독은 아니라고 하지는 않았다. 류 감독은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해야하지 않나"라면서 "타순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라고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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