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도대체 뭐라고 했던 것일까.
감독이 상대팀 선수와 언쟁을 벌이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1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2020~2021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다. 사건은 1세트 직후 일어났다.
양팀 선수들이 코트를 바꾸는 과정에서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과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알렉스가 잠시 말싸움을 벌인 것이다. 1세트는 양팀이 3번의 비디오 판독 요청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강하게 어필하는 등 과열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우리카드는 1세트 후반 4점차로 뒤지다 듀스까지 따라잡은 뒤 26-24로 잡았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고, 다혈질의 산틸리 감독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양쪽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산틸리 감독은 "나한테 이탈리아어로 뭐라고 했다. 나는 알아듣는다. 무슨 말을 농담식으로 했고, 난 '내일 너의 반응을 기다리겠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알렉스가 어떤 말을 했는 지에 대해서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다"며 "내일 그의 반응을 본다는 건 내일 우리가 승리를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란 뜻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후 주변에서는 대한항공이 알렉스 감독이 흥분하는 바람에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쳐 경기가 풀리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산틸리 감독은 "알렉스의 농담에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고 해서 그게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이든 배구할 때는 배구를 해야 한다. 배구 인생 35년 동안 이런 상황 많이 겪어 봤다. 내일은 다른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잠시 후 승리팀 우리카드 알렉스가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같은 질문을 던졌다. 알렉스는 "특별한 거 없었다. 상대 벤치에서 내 이름을 자꾸 불렀다. 내가 서브할 때 (상대)벤치에 있는 코치님들이 내 이름을 불러서 그만 하라고 한 것"이라면서 "산틸리 감독님이 흥분을 하셨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쉽게 흥분하시는 것 같다"고 답했다. 별일 아닌 것 가지고 언쟁이 붙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그 상황에서 알렉스가 서브 득점 후 제스처가 컸다. 산틸리 감독님이 나름대로 자극을 준 것 같은데 알렉스한테는 '내가 대신 할테니 너는 나서지 말라'고 했다. 그 전부터 해오던 얘기"라며 "알렉스한테 퍼포먼스는 짧게 하고 흥분하지 말라고 했는데 서로 대화가 됐던 부분이다. 개인 컨트롤을 주문하는 것은 챔프전에서는 어떤 상황이 올 지 모르니 휩쓸리면 기술보다는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미리 선수들에게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5전3선승제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는 보통 3차전이 꼽힌다. 1승1패로 맞선 상황에서 양팀 감독과 선수들 모두 승부욕이 지나치게 표출된 나머지 신경전이 과열될 수밖에 없었다.
장충=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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