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두산 베어스는 지금 위기다. 주전이 무려 4명이나 빠져있는 상태다. 오재원이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김재호는 출산 휴가로 빠져있었다. 여기에 박세혁이 안타까운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장기간 이탈하게 됐고, 정수빈 마저 부상으로 18일 1군에서 말소됐다. 그동안 두산의 왕조를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이 빠지면서 두산은 벤치에 머물던 선수들로 비어있는 자리를 채워야 했다.
백업으로 불리던 이들. 주전만큼의 활약은 바라지도 않는다. 안타 1개, 호수비 하나면 "백업이 그 정도면 잘했지"라는 칭찬을 듣는다.
하지만 두산 김태형 감독은 그런 말이 어딨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기에 나가면 다 주전이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금요일 경기 끝나고 선수들에게 말했다"며 미팅 내용을 공개했다. 김 감독은 "너희들은 백업 선수가 아니다"라며 "어디 가서 사람들이 포지션 물으면 '백업인데요'라고 할거냐. 나가면 주전이다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업이 나가서 그 정도면 잘했다? 이건 아니다. 샤워하며 웃으며 집에 가는 건 아니다"라면서 "선배들에게 그 자리 내주면 안되지. 잡아야지. 프로에서 봐주는 것은 없다"고 했다.
실력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프로의 세계에서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얘기였다.
두산이 화수분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선후배간 경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뒤에서 자기 자리를 꿰차려고 달려오는 후배들에게 내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선배들도 노력을 했고, 그것이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을 만들어냈다,
김 감독의 말에 자극을 받았던 것일까. 두산은 17,18일 LG 트윈스에 2연승을 거뒀다. 특히 김 감독이 독려했던 백업(?) 선수들이 승리의 뒷받침이 됐다. 18일 경기에선 2회와 5회 7번 박계범-8번 안재석-9번 장승현으로 이어진 하위타선에서 기회를 만들어 상위타선에 연결해주면서 두산이 대량득점을 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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