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BO리그의 1군 엔트리는 변화무쌍하다.
144경기를 치르면서 수많은 변수를 만난다. 기대 이하의 성적과 부진, 부상, 재정비, 휴식 등 여러 요소가 엔트리 변동에 작용한다. 개막 엔트리에 진입한 28명의 선수는 최대한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퓨처스(2군)에서는 언젠가 이들이 비운 자리를 채우기 위해 칼을 간다.
올 시즌 초반 10개 구단의 엔트리 변동은 제법 활발하다. 시즌 돌입에 앞서 부상으로 빠졌던 선수들이 복귀하는 경우도 있고, 예기치 못한 부상과 부진으로 말소되는 선수들도 더러 보인다.
19일 현재 10개 구단 모두 개막 엔트리에서 변화를 겪었다. 가장 변동이 큰 팀은 두산. 3일 개막 후 19일까지 총 9차례 엔트리 변동을 단행했다. 최근 주전 포수 박세혁이 안와골절로 이탈한 데 이어 박건우-정수빈 등 '왕조'의 주축들이 이탈하면서 김태형 감독의 고민이 깊다. '디펜딩챔피언' NC 다이노스와 올 시즌 대권을 노리는 LG 트윈스, 도약을 바라보는 SSG 랜더스가 각각 8차례 엔트리 변동으로 뒤를 따르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10개 구단 중 개막 엔트리에서 가장 변동이 적은 팀. 개막 후 17일 동안 단 두 차례 엔트리 변동이 있었을 뿐이다. 지난 9일 부상 재활을 마친 장시환이 선발 등판에 맞춰 콜업되고 문동욱이 퓨처스행 통보를 받았다. 1주일 뒤인 16일엔 탠덤 요원 박주홍이 어깨가 좋지 않아 신정락과 자리를 맞바꿨다. 나머지 26명은 개막 엔트리와 동일하게 1군 라인업을 지키고 있다. 19일까지 5명 미만의 엔트리 변동을 겪은 팀은 한화와 KT 위즈(3회) 단 두 팀 뿐이다.
얇은 한화의 뎁스 문제가 결과적으로 엔트리 구성에도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 1군 엔트리에 변동을 주기 위해선 그 자리를 커버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가 포진해야 하는데, 지금의 한화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진한 선수를 1군에서 계속 기용하는 것보다 퓨처스에서 재정비 기간을 갖거나 실력을 다듬고 다시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대신 퓨처스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에겐 필요한 부분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겠다는 심산. 그는 "선수들이 자신감이 결여되는 가장 큰 이유는 타석-마운드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라인업에서 빼거나 제외되는 경험이 쌓일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수없이 과정을 말해 왔다. 선수들은 '코치들이 너희를 백업해주고 있다'는 메시지로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모두 (변화하는)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며 "계속 자신감을 심어주다 보면 그 과정 끝에 선수가 재능을 꽃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장의 결과를 위해 과정을 피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베로 감독은 취임 후 스프링캠프 및 연습,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선수 파악에 주력했고 고심 끝에 개막 엔트리를 결정했다. 시즌 초반에는 이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부여하고 이후 퓨처스에서 올라온 보고와 기록을 토대로 새판짜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리빌딩과 반등이라는 궁극적 목표 달성을 향해 나아가는 한화의 발걸음엔 흔들림이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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