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팀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8회. KBO리그 전체 2위다. 하지만 팀 평균자책점(ERA, 5.38)은 리그 최하위다.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다. 팀 타율 3위, OPS(출루율+장타율) 2위를 기록중인 팀 타선을 보며 반전을 꿈꾸기엔 마운드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하지만 QS 수에서 드러나듯, 기복이 있어서 그렇지 막상 자세히 뒤집어보면 선발진의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다. 댄 스트레일리의 난조는 뜻하지 않은 손가락 물집 때문이었다. 지난 18일 ⅔이닝 8실점으로 무너진 앤더슨 프랑코도 앞선 2경기 성적은 5이닝 3실점, 6이닝 2실점으로 준수했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 그 뒤를 받친 이승헌과 노경은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두자릿수 실점을 내준 경기가 16경기 중 4경기나 있지만, 반대로 3실점 이하로 상대를 틀어막은 경기도 6경기나 된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
관건은 신인 김진욱이다. 개막과 함께 5선발로 깜짝 발탁된 김진욱은 3경기 2패를 기록중이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첫 경기에서 5이닝 6실점을 기록할 때만 해도 '신인다운 흔들림'으로 치부됐다. '소문난 잔치'로 끝난 KIA 타이거즈 이의리와의 맞대결에서도 3⅔이닝 6실점, 제구의 불안함은 여전했다.
21일 두산 베어스 전에서는 3회까지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첫 승의 희망을 밝혔지만, 4~5회 김재환에게 연타석 홈런을 얻어맞으며 또한번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이대호를 비롯한 타선이 폭발하며 승부를 뒤집어주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3전 3패'를 기록할 상황이었다.
고교 시절 김진욱의 최대 강점은 구속 이상의 구위를 약속하는 역동적인 투구폼과 높은 타점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제구력이었다. 현재 김진욱의 약점 또한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제구다.
프로는 타자들의 수준이 다르다. 또 고교야구는 일반적으로 프로보다 스트라이크존이 넓다. 데뷔 첫해 고졸 신인이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같은 괴물이 아니고서야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조금 더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마땅한 선발투수가 없다면 김진욱을 계속 밀어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스트레일리-프랑코-박세웅의 1~3선발이 건재하고, 노경은 역시 복귀전에서 변함없는 안정감을 과시했다. 김진욱의 자리에 재조정을 받고 있는 이승헌이나 지난해 전반기 선발로 활약한 서준원이 들어가도 큰 문제가 없다. 이들 역시 김진욱 못지 않게 어리고, 선발 보장을 받을 가치가 있는 영건들이다.
허문회 감독은 "첫번째보다 두번째, 두번째보다 세번째 등판에서 갈수록 좋아졌다. 대견하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평했다. 김진욱의 휴식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하루나 이틀 정도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적어도 김진욱 스스로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던 자신감만은 여전한 것 같다. 김재환에게 거듭 홈런을 얻어맞았지만, 김진욱은 고개를 숙이며 멋적게 웃었다. 극복할 상대를 발견했을 때 짓는 '상향성'의 미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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