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화 이글스가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수비 시프트다. 다른 팀과는 다른 차원의 시프트로 상대 타선을 잘 막아냈다. 타자마다 다른 시프트를 쓰고 심지어 같은 타자임에도 볼카운트에 따라서도 수비 위치가 달라졌다.
그런 수비로 인해 한화는 평균자책점 4.51로 전체 5위의 좋은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한화 수비는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고 이것이 잘 던지던 선발 닉 킹험이 흔들리게 했다.
0-0의 팽팽한 승부가 계속되던 6회초. LG 선두 8번 한석현이 중전안타를 친 뒤 9번 정주현이 우전안타로 무사 1,2루가 만들어졌다.
무사 1,2루에서 LG는 킹험을 상대로 2안타를 친 1번 홍창기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했다. 이때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초구에 댄 번트 타구를 투수 킹험이 잡았다. 타구가 그리 빠르지 않아 타이밍상 선행 주자를 잡긴 힘들었다. 그래서 킹험은 1루로 던지려고 했다. 하지만 1루에 공을 잡을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홍창기는 1루에 무혈 입성. 희생번트가 내야 안타가 됐다.
보통 1,2루서 번트 수비를 할 땐 내야수들이 약속된 플레이를 한다. 1루수와 3루수가 앞으로 달려올 땐 2루수가 1루, 유격수가 3루를 커버한다. 빠르게 공을 잡을 땐 3루로, 3루가 늦었다고 판단할 땐 1루로 던진다.
때론 투수가 3루쪽을 커버하고 1루수가 1루쪽을 커버하는 수비를 하기도 한다. 이럴 땐 3루수가 3루 자리를 지키고 유격수가 2루, 2루수가 1루로 간다.
대부분의 번트 수비에서 2루수가 1루를 커버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한화는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1루수는 정상적으로 홍창기가 번트를 대려할 때 홈으로 뛰어나왔다. 3루수 노시환은 약간의 전진한 상태에서 뛰어 들어가지 않았다. 타구가 킹험 쪽으로 가자 3루로 돌아갔다. 그런데 유격수 정은원이 3루쪽으로 향했고 2루수 강경학은 2루로 향했다. 3루쪽에 2명의 야수가 있었고 2루에 1명, 1루에 아무도 없었던 것.
어떤 작전이었는지는 모르지만 1루가 비었다는 것 자체가 큰 미스가 됐다.
1사 2,3루가 돼야할 상황이 무사 만루가 되며 킹험에게 압박이 커졌다. 다행히 2번 오지환에게 1루수앞 땅볼을 유도해 3루주자를 홈에서 아웃시켜 실점을 막았지만 곧이은 3번 김현수에게 우월 만루홈런을 맞고 말았다.
투수전이 벌어질 땐 큰 홈런 한방이나 수비 실수가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은데 수비 실수와 홈런으로 순식간에 팽팽했던 접전이 LG로 방향을 틀었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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