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올시즌 삼성 라이온즈 백업 포수 구상은 고졸 3년차 김도환(21)이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스프링캠프 시작하기 무섭게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회복까지 3개월 예정.
백업 포수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오프 시즌 동안 매일 야구장에 나와 열심히 했다. 올해 일 내겠다 싶었는데…"며 아쉬움을 표했다.
예기치 못한 김도환의 공백.
상무 출신 예비역 3총사, 김민수(30) 김응민(30) 권정웅(29)에게는 기회였다.
물밑 경쟁이 펼쳐졌다. 캠프에서 가장 도드라진 선수는 김응민이었다.
셋 중 가장 좋은 타격 실력을 바탕으로 앞서갔다. 연습경기 6경기 타율 0.455(11타수 5안타). 하지만 그마저 시범경기를 앞두고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4명의 백업 포수 중 절반의 부상 소식. 시름이 깊어졌다.
남은 포수는 김민수와 권정웅. 시범경기를 나눠 출전했다.
시범경기에서는 권정웅이 5경기 4타수2안타, 4사구 2개로 타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김민수는 시범 7경기 11타석 8타수 무안타, 3득점. 강한 어깨 등 안정적 수비 실력으로 먼저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했다. 하지만 타격이 걱정이었다. 스스로도 "타격이 약하다"며 향상에 힘을 쏟았다.
올 시즌 반등을 노리는 삼성. 안정적 시즌 운영을 위해서는 백업 포수의 안정감이 중요했다.
강민호가 출전하는 경기가 너무 기울어서는 곤란했다.
구단도 물밑에서 움직였다. 타 구단과 포수 트레이드 이야기가 오갔다. 타진 단계에 불과했지만, 상황에 따라 구체화될 여지도 있었다. 백업 포수 김민수의 활약 여부가 중요했다.
시즌 개막 후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민수는 더 이상 타격이 약한 포수가 아니었다. 4월 8경기 0.455 타율. 서막에 불과했다.
5월 들어 강민호가 허리 통증으로 잠시 이탈한 사이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최근 4경기 13타수7안타(0.538), 2홈런, 4타점, 1볼넷.
타율만 높은 게 아니다.
7안타 중 무려 6개가 홈런과 2루타 등 장타다. 삼진은 단 1개도 없다. 장타력과 정교함을 겸비한 무시무시한 강타자의 포스다. 타격만 놓고 보면 타율 2위 강민호 3연전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놀라운 활약.
7일 롯데전에서 3회 선제 솔로포로 데뷔 8년 만에 첫 홈런을 날린 김민수는 9일 롯데전에서 게임 체인저로 활약했다.
6-6으로 팽팽하던 8회 1사 1사루에서 구승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왼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투런 홈런으로 우세 시리즈를 이끌었다. 김민수는 "불리한 볼 카운트지만 헛스윙을 하더라도 타격포인트를 앞에 두고 내 스윙을 한 것이 주효했다"며 "첫 홈런 이후 타격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 좋은 흐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김민수의 활약은 반짝이 아닐 공산이 크다.
정타 비율이 늘면서 타석에서 자신감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까지 통산 173타석 중 30%가 넘는 53개의 삼진을 당했던 그는 올시즌 28타석에서 삼진이 단 2개 뿐이다. 5월 들어 그나마 삼진이 없다.
지난 5시즌 동안 102경기에서 0.166의 타율에 0홈런, 11타점, 7볼넷이 전부였던 선수. 2할대 타율을 넘은 건 단 한 시즌 뿐이었다.
그랬던 그가 무려 올시즌 5할 타율과 0.917의 장타율, 0.556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2014년 2차 2라운드로 한화 지명을 받았던 유망주 포수.
FA 권 혁의 보상 선수로 삼성에 합류한 지 무려 7년 만에 포텐이 터질 조짐이다. 백업 포수 트레이드 필요성을 지워버리고 있는 김민수의 맹활약.
최대 약점인 타격 고민을 떨쳐낸 김민수. 그는 들뜨지 않았다. 9일 경기 후 "내가 선발로 나선 경기에 많은 실점을 했다. 이기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투수들이 편안하게 실점 없이 투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포수로서의 역할을 우선 강조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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