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장)승현이가 기대 이상으로 정말 잘하고 있네요."
두산 베어스 장승현이 마침내 기회의 문을 열었다. 두산은 주전 포수 박세혁이 안와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한 사이, 장승현을 대체 선발 포수 1순위로 앞세웠다. 2013년 두산의 고졸 신인으로 입단한 장승현은 2018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았고, 이후 백업 포수로 활약해왔다. 박세혁이 주전을 꿰찬 이후로는 첫번째 옵션이 장승현이었다.
포수로서의 수비와 송구는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할 때도 기량을 끌어올렸고, 제대 이후로도 수비만큼은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두산에서 주전 포수로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타격도 필수 요소다. 아직까지는 공격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왔고, 스스로도 자신의 약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좀처럼 기회를 잡기가 힘들었다. 일단 경기에 자주 나가야 실력도 향상될 수 있는데, 경기 막판 교체 출장 혹은 드물게 대체 선발로 나가는 경기가 전부이다보니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장승현은 23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석에는 22번밖에 서지 못했다. 공격 기회 없이 끝난 경기들도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박세혁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빠진 사이, 장승현이 그 자리를 잘 채워주고 있다. 4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펼친 장승현은 5월 들어 더욱 성적이 좋아졌다. 5월에 앞서 치른 6경기에서 타율 3할8푼9리(18타수 7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3연전 시리즈에서 2차례 나와 2경기 모두 멀티 히트(2안타 이상)를 기록했고, 그중 8일 경기에서는 프로 데뷔 첫 홈런-데뷔 첫 4타점 경기를 펼쳤다.
물론 타격 성적이 좋다고 해서 장승현을 당장 중심 타순에 배치할 상황은 아니다. 이미 주전으로 나가면서 포수로 받는 고민과 중압감을 코칭스태프도 잘 이해하고 있다. 시즌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온 게 아니라, 급작스러운 전개이기 때문에 투수들과의 호흡에도 고민이 많은 장승현이다. 그러나 타격까지 좋은 성적이 나오다보니 걱정도 줄어들었다.
장승현은 "선발로 나가다보니 선발 투수와도 이야기 해야하고, 상대 타자도 모두 다 파악하고 들어가야 한다. 신경 쓸게 많아졌다"면서도 "믿고 내보내 주시니까 그거에 보답하고 싶다. 나갈 때마다 더 집중하고 있다. 감독님이 캠프때부터 진짜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해주시니까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감독도 "수비나 송구는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타격만 좀 더 올라왔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승현이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타격을 너무 잘하고 있다. 정말 잘하고 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단순히 타격만 칭찬하는 게 아니다. 포수로서의 투수 리드와 볼 배합에도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김태형 감독은 "벤치에서 특별히 사인을 많이 내지 않는다. 중요한 상황이 생기면 책임을 지게 해준다. '붙어라', '어렵게 가라' 이정도 조언만 해주는 수준이다. 리드도 잘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 대해 나중에 물어봤을때,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면 잘하고 있구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포수 출신 감독이기 때문에 더욱 포수들에게 엄격한 김 감독의 유의미한 칭찬이다.
결국 기회가 선수를 만든다. 박세혁은 빠르면 5월말, 시간이 더 걸리면 6월 1군 복귀를 목표로 내걸었다. 그사이 장승현에게는 여전히 생존 경쟁 무대가 계속 된다. 천금같은 기회를 남은 기간 동안, 그리고 또 앞으로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하다.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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