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개막 부터 내내 화제를 모은 KIA 이의리와 롯데 김진욱.
두 좌완 루키는 미디어의 주목을 독차지 했다. 이 모습을 조용히 지켜본 잠룡이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신인 좌완 투수 이승현(19)이었다.
이승현은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위즈와의 시즌 5차전에 앞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단 1구도 던지지 못하고 내려간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일시적으로 빈 자리가 생겼다.
상원고를 졸업하고 올시즌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좌완 루키. KIA 이의리, 롯데 김진욱과 함께 고교 시절 '좌완 특급 트로이카'로 꼽혔다. 147㎞의 묵직한 빠른 공과 제구가 동반되는 변화구가 강점. 두둑한 배짱도 빠른 적응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하지만 연습경기, 시범경기 조차 단 한번도 1군 무대에 선 적이 없다.
장기적 안목을 강조하는 삼성 허삼영 감독의 철학 때문이다. 캠프 초반부터 허 감독은 "신인은 5월 전까지는 1군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유에 대해 "아무리 고교 때 잘한 선수도 1군에서 난다 긴다 하는 선배들 틈에 끼어서 훈련하다 보면 '내가 이거 밖에 안되나' 하는 좌절감에 주눅이 들 수 밖에 없다. 가능하면 2군에서 체력과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올라오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동기생 이의리 김진욱의 데뷔전을 지켜봐야만 했던 이유다.
이승현은 겨울부터 꾸준하게 에너지를 축적했다.
퓨처스리그 6차례 등판에서 8⅔이닝 홈런 포함, 6안타 6볼넷 7실점(4자책) 1홀드. 평균 자책점은 4.15다.
유심히 봐야 할 점은 안타와 볼넷, 실점이 모두 2군 실전 데뷔 초반에 집중됐다는 사실이다. 최근 3경기에서는 각각 1이닝씩 소화하면서 안타와 볼넷과 실점이 없는 완벽투를 선보였다. 매 경기 1이닝 아웃카운트 3개 중 탈삼진을 2개씩 섞었다. 등판을 거듭할 수록 빠르게 프로무대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탈삼진이 이닝 당 2개꼴인 15개. 분명 공에 위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허삼영 감독은 이승현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 했다.
"퍼포먼스를 1군에서 직접 확인하고 싶다. 물론 등판 여부는 말하기 힘들다. 상황과 환경이 되면 등판시킬 생각이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도 했고, 뒤에서도 던졌다. 그 정도 능력이라면 1군 무대에서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승현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사흘 뿐.
일요일인 16일 잠실 LG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임시 선발 투수 한명이 콜업될 예정이다.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오랜 기다림 끝 꿈에 그리던 1군 마운드를 밟게될 삼성의 미래. 주어진 짧은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짧지만 강한 인상으로 미래 가치를 입증한다면 시즌 중 콜업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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