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똑같은 상황에서 등판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항상 블론세이브의 위험을 안고 등판하는 것이 마무리 투수다. 경기를 끝내는 짜릿한 쾌감도 있지만 승리를 지키지 못했을 때의 정신적 어려움은 해보지 않은 투수는 그 마음을 모를 정도다.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은 이틀 연속 1-0이라는 1점차 상황에서 똑같이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역전을 허용해 블론세이브와 함께 패전 투수가 됐었다. 하지만 다음날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선 선두타자를 출루시키고도 이후 3명의 타자를 차례로 아웃시켜 승리를 지켜냈다.
고우석은 블론세이브를 한 바로 다음날 같은 상황에서 오르게 된 것을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결과가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얘깃거리를 만든 것 같다"며 웃었다.
-어제 블론세이브를 했는데.
마무리 3년째지만 마무리를 하면서부터 블론이 없을 땐 0블론세이브가 목표이고 첫 블론세이브를 했을 땐 1블론세이브를 목표했었다. 그냥 (블론세이브가)빨리 찾아온 느낌이었다. 그래서 공부가 됐다. 운좋게도 정말 똑같은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기회였고 결과가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게 많은 얘깃거리를 만든 것 같다.
-머리를 잘랐는데 전날 블론세이브 때문인가.
머리는 어제 자르기로 예약을 했었다. 다들 어제 블론세이브 때문인줄 아시더라. 어제 이발을 예약하면서부터 블론세이브가 예상된게 아닐까(웃음)
-기회라고 생각했나.
나에겐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 상황이 기다려졌다. 1,2점은 더 내지않을까 싶었는데 1-0에서 나오게 됐다.
-선두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았는데.
양의지 선배에게 내가 생각할 땐 내가 의도한 높이로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타구가 먹혔지만 안타가 됐다. 오늘 또 시험에 들게 하는 구나 하고 생각했고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다.
-박준영 타석 때 2B2S에서 유강남이 마운드로 올라갔는데.
잠실구장이 가끔 사인이 안보일 때가 있다. 내가 볼 땐 계속 견제 사인이 나오는 것 같았는데 확실하지 않아서 결국 강남이 형이 올라왔는데 견제 사인이 맞다고 하시더라.
-어제 강민호에게 안타 맞을 때 직구 승부를 계속했었는데.
강남이 형이 내 자존심을 세워주려고 하고 나 역시 자존심이 있다. 이기는 것만큼 자존심을 지키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 공부를 더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장 나와서 강남이 형과 볼배합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경기에 들어갔는데 오늘 얘기한 것을 그대로 경기에서 한 것이 재미있었다.
-박준영에게 기록상으론 커브 2개에 이어 직구 3개를 연거푸 던졌는데.
기록에 커브로 찍히는데 사실 슬라이더였다. 마지막에 던진 직구는 원래 몸쪽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는데 공이 바깥쪽으로 갔다. 그런데 결과는 내가 생각했던 결과(삼진)가 나와서 좀 웃겼다.
-혹시 어제 끝나고 동료들이 미안하다고 하던가.
내가 미안한데 동료들이 왜 미안해 하는지…. 경기 끝나고 켈리에게 가서 미안하다고 했었다. 사실 블론세이브를 할 것이었으면 벌써 이전에 했어야 했다. 수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유강남과 볼배합에 대해 어떤 얘기를 나눴나.
(한참 생각하더니)그건 영업 비밀이라 말씀드리기가 힘들다. 어제 경기 끝나고 생각했던 것을 오늘 경기전에 강남이 형과 얘기를 나눴다. 항상 등판 다음날 비디오를 보면서 볼배합에 대해 얘기를 하고 그것을 잊지 않고 마운드에 오른다.
-이번주 7연전인데.
몸상태는 좋다. 경기 결과가 좋으면 아무리 힘들어도 괜찮다. 지금 상태는 내일도 가능할 것 같다. 7연전이라 섣불리 쉰다고 할 수가 없다. 상황이 오면 나가야 하는게 마무리 투수라고 생각한다. 내일 야구장에 나오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올림픽에 대한 생각은.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체가 정말 영광이다. 내가 베이징올림픽을 보면서 꿈을 키웠다. 내가 도쿄올림픽에 나간 것을 보면서 누군가가 나를 보면서 꿈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했었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혹시 일본 선수 중 상대하고 싶은 선수가 있나.
사실 일본 선수는 잘 모른다.
-혹시 메이저리그에서 상대하고픈 타자는.
내일 NC전이 더 중요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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