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요즘 울산 현대 축구를 보면 왜 국가대표 선수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지 바로 알 수 있다. 한국 축구 A대표팀 벤투 감독이 부임 이후 줄곧 하고 싶어하는 '후방 빌드업 축구'를 홍명보 감독의 울산 현대가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말 김도훈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홍명보 감독은 울산 축구의 컬러를 바꿔놓았다. 울산 스타 윤빛가람의 설명 처럼 '아기자기한 패스 축구'로 내용과 결과 둘 다 챙기고 있다.
지난 19일 '전주성'에서 전북 현대를 4대2로 대파했던 울산은 22일 홈에서 치른 포항과의 '동해안 더비'까지 1대0 승리했다.
홍명보 감독은 전북전과 포항전에서 똑같은 베스트11을 내세웠고 2승으로 최대 승점 6점을 따왔다. 22일 현재 승점 33점으로 단독 선두다. 두 경기를 덜한 전북(승점 29) 보다 승점 4점 앞섰다.
홍 감독의 모험수가 통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높은 볼점유율과 패스 축구를 위해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똑같은 선발 명단을 중요한 두 경기에 연속으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최전방에 힌터제어-바코-김민준, 허리에 윤빛가람-고명진-원두재, 포백에 설영우-불투이스-김기희-김태환, 골키퍼 조현우였다.
홍명보의 울산 축구는 벤투 감독이 원하는 축구 컬러와 매우 닮았다. 후방 수비라인부터 세밀한 패스로 만들어간다. 골키퍼 조현우가 전방으로 '뻥' 차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될 수 있으며 수비-미드필더를 거쳐 최전방 스리톱에서 슈팅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
이런 섬세한 축구를 하기 위해선 선수들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 패스가 정확해야 하고, 또 볼을 빼앗기지 않고 지킬 줄 알아야 한다. 수비라인에선 불투이스, 허리엔 윤빛가람과 이청용, 최전방에선 바코가 핵심이다. 포항전 프리킥 결승골 주역 윤빛가람은 "우리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아기자기한 패스 축구로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패스만으로 상대를 깨트릴 수 없어 이청용 바코 처럼 드리블 돌파가 좋은 선수들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과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울산-포항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두 국가대표팀 사령탑은 24일 차례로 6월 경기를 위한 선수 명단을 발표한다. 울산엔 국가대표 차출을 앞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골키퍼 조현우를 시작으로 수비수 김태환, 미드필더 원두재 이청용 이동경 이동준 등이 차출될 가능성이 높다.
울산은 2019년과 지난해 아쉽게 리그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현대가 라이벌 전북에 간발의 차로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그렇지만 울산은 작년 12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힘을 보여주었다. 유종의 미를 거둔 김도훈 감독은 바통을 홍명보 감독에게 넘겼다. 홍 감독은 ACL 챔피언을 더 강한 팀으로 만드는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까지 울산은 꼭 중요한 경기에서 상대에게 발목이 잡히는 약점을 노출했다. 홍 감독은 "우리가 자꾸 중요한 경기에서 지는 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술 외적인 걸 바꿔 나가고 있다. 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선 최전방에서 골로 마무리하는 능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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