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 고비를 넘겼던 이승훈씨(21)가 어른이 되어 본인과 같이 이른둥이(미숙아)로 태어나 두 살이 된 세 쌍둥이에게 '사랑의 킥보드'를 선물해 화제다.
지난 12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앞에서 열린 전달식에는 성인이 된 이승훈씨와 아버지 이대진 (주)클래식코리아 대표, 그리고 이승훈씨의 주치의였던 박은애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세 쌍둥이 주치의였던 김영주 산부인과 교수, 조수진 소아청소년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올해 21살이 된 이승훈씨는 개인병원에서 태어났지만 중증 질환이 있어 이대목동병원에 입원했다. 아버지 이대진씨는 "출산 직후 '아기의 폐가 펴지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급히 옮겼다. 기흉이 생겨서 흉관 삽입을 하는 등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이 씨는 "당시 주치의였던 박은애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아이를 살리려면 이런 때일수록 부모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다그쳐가며 우리를 인도해주셨고, 아이의 갑상선 질환까지 조기에 발견하면서 '골든 타임'을 지켰다"고 말했다. 적절한 조기 치료를 받은 결과 이승훈씨는 입원 25일 만에 무사히 퇴원해 현재 키 180㎝가 넘는 건장한 청년으로 자라났다.
이승훈씨에게 킥보드 선물을 받은 세 쌍둥이도 출산 직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았다.
지난 2019년 8월 17일 새벽 5시, 당시 임신 7개월 차였던 산모는 양막파수와 염증 수치 상승으로 긴 태아의 심박수가 상승해 긴급 출산을 했다. 출산 이후에도 산모 상태가 좋지 않아 김영주 교수는 수술 직후 자궁동맥 색전술을 시행했다. 당시 몸무게 1.5㎏ 정도 미숙아로 태어난 세 쌍둥이는 50일 넘게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야 했다.
세 쌍둥이 엄마는 "이른둥이로 태어났던 아이들이 현재는 각각 14㎏가 넘는 건강한 아이로 성장했다"며 "당시 고생해주신 의료진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은혜를 입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번 킥보드 전달식은 세 쌍둥이 주치의인 김영주 교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병원 외래 진료를 온 세 쌍둥이가 건강하게 성장해 킥보드 탈 나이가 된 것을 보고, 이승훈씨를 떠올린 것. 이승훈씨의 아버지, 이대진 씨는 글로벌 인기 애니메이션 '베이비버스'의 한국 유통을 대행하는 ㈜클래식코리아 대표로 이대목동병원에 수 차례 마스크, 어린이 용품 등을 기부를 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이렇게 성인이 된 승훈이와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는 세 쌍둥이가 서로 선물을 나눠받으며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고 말했다.
세 쌍둥이를 50일 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한 조수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신생아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이 아이들을 통해 '이른둥이로 태어나더라도 잘 치료받으면 크게 문제없이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은 국내 최초로 전체 11개 병상을 1인실로 구성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감염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고위험 산모 자녀 및 이른둥이 집중 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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