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후 세계 각국에서 우울증과 불안증의 발생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한국이 우울증 유병률 1위, 36.8%로 발표됐다. 한국 국민의 10명 중 4명이 우울증 또는 우울감을 느낀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그런데, 한국은 세계에서 우울증 치료를 가장 받기 어려운 나라이다.
대한신경과학회는 그 이유에 대해 "2002년 3월에 정부가 고시한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60일 처방 제한 규제 때문"이라면서 "이 규제로 인해 전체 의사의 96%에 해당하는 비정신과 의사들이 갑자기 우울증을 치료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우울제 60일 처방 제한은 과학적,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엉터리 규제"라며 "비정신과 의사가 SSRI 항우울제를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오직 한국뿐이다"고 지적했다.
이후 자살률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됐고 한국은 자살률과 우울증 모두 OECD 1위 국가가 됐다.
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는 치료가 가장 쉬운 우울증을 정신과, 비정신과 (내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신경과 등) 모든 의사들이 치료할 수 있으나 한국은 지난 2002년 3월 갑자기 우울증을 정신과 의사만 치료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비정신과 의사들은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처방을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게 제한했다.
우울증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접근성이 갑자기 100%에서 4%로 줄여버린 것이다. 우울증 유병률은 OECD 1위인데 우울증 치료의 접근성은 외국의 20분의1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세계 36개 국가들을 조사한 결과 그 어느 나라도 비정신과 의사들에게 안전한 SSRI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지 않았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러시아, 라오스, 르완다, 베트남, 인도, 오만, 튀니지, 북한, 이란, 이라크 등 모든 나라에서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시험에 합격한 의사는 모두 안전한 SSRI 항우울제를 제한 없이 처방할 수 있다.
더욱이 미국의 많은 주(state)들은 SSRI 항우울제가 매우 안전해서 간호사도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입원, 사망,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생활의 제한과 방역지침으로 사람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몇 배 더 심해졌다.
따라서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을 시급히 폐지해 한국의 10만 명 의사들이 정신 문제를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게 대한신경과학회의 주장이다.
대한신경과학회 홍승봉 이사장은 "우울증은 가장 흔하고 쉽게 치료가 가능한 정신건강의 중요한 문제이다.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OECD 최고인데 치료할 수 있는 의사를 전체 의사의 4%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처방 제한을 빨리 폐지하고, 세계의 모든 나라들과 같이 1차 의료 및 병원에서 모든 의사들이 우울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게 하면 한국의 자살률은 지금의 반으로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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