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아무래도 아이가 태어난 것이…."
아버지는 강했다. 이범수(31·강원FC)가 '아버지의 힘'을 앞세워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강원FC는 2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서울 이랜드와 '2021년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을 치렀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강원은 이날 전까지 8경기 연속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가장 최근 승리는 4월14일 청주FC와의 FA컵 3라운드 대결이었다. 이후 강원은 '하나원큐 K리그1 2021' 8경기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김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실라지, 김동현 김수범 신세계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특히 부상으로 한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베테랑 골키퍼' 이범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강원의 카드는 적중했다. 이날 이범수는 이랜드의 슈팅을 온 몸으로 막아내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뒤 김 감독은 "이범수가 최근에 상당히 폼이 좋다. 뒤에서 듬직하게 잘 지켜준다. 사실 부상 탓에 선발에서 빼려고 했다. 우리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 경기 당일 오전에 긴급하게 투입했다.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범수가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이범수는 "K리그1(1부 리그), K리그2(2부 리그) 강자도 약자도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승리가 절실했다. 의기투합해서 준비한 덕분에 승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범수는 김 감독이 급히 투입할 만큼 '믿을만한 카드'다. 그는 올 시즌 리그 10경기에서 단 5실점을 기록하며 강원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 16경기에서 25실점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
비결이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 강원으로 이적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 지난해 11월 아들이 태어났다. (경기력 변화)그 부분이 가장 크다. 책임감이 커졌다. (경기 일정이 빡빡해) 육아를 많이 하지 못하고 있다. 아내에게 고맙다. 사실 선발이라는 말을 듣고 갑자기 긴장이 됐다. 넋을 놓고 있다가 당황했다. 아내가 '평소처럼 자신감 잃지 말고 하라'고 내조해줬다"며 웃었다.
강원은 30일 대구FC와 격돌한다. 이범수는 "그동안 우리가 못해서 패하거나 무승부를 기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랜드를 상대로 원하는 결과를 가지고 왔다.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춘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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