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여기, 첼시가 9년만에 빅이어를 들어올리는 장면을 지켜보며 속으로 울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수를 소개한다. 그 이름, 윌리안 보르헤스 다 실바(32·아스널).
윌리안은 지난달 30일 첼시-맨시티간 2020~2021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도중 부상을 당해 '실제로' 눈물을 쏟은 케빈 더 브라위너(29·맨시티)를 비롯해 세르히오 아게로(바르셀로나), 에당 아자르(레알 마드리드), 해리 케인(토트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밀란), 세스크 파브레가스(AS 모나코),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 등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현역 월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절묘하게 빅이어를 피해갔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브라질 출신 윌리안은 첼시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유럽 정상에 오른 2011~2012시즌 이후 시점인 2013년 8월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이적해 지난해 여름 자유계약으로 아스널로 떠나기 전까지 7시즌 동안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주전급 윙어로 활약했다. 이 기간 두 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한 번의 유로파리그를 차지했으나, 챔피언스리그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2020년 여름, 첼시 구단은 계약만료를 앞둔 윌리안에게 2년 연장계약안을 제시했다. 삼십줄에 접어든 선수에겐 나쁘지 않은 조건으로 보였지만, 윌리안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3년안을 내민 첼시의 런던 라이벌 아스널로 향했다. '3년'이라는 파격적인 조건과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이 말하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챔피언스리그 우승' 프로젝트에 이끌렸다고 했다.
윌리안은 지난해 8월 인터뷰에서 "나는 첼시에서 7년간 뛰며 챔피언스리그를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했다"며 "이번 이적이 내가 만져보지 못한 대회의 우승을 안겨주길, 또한 또다른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웬걸. 윌리안이 바라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첼시 시절과는 사뭇 다른 플레이로 일관한 윌리안은 팀내 어린 선수들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첼시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2019~2020), 리그에서만 9골을 넣으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그는 지난시즌에는 단 1골에 그쳤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TOP 4 진입을 노린다는 아스널도 8위에 머무르며 유로파리그는 커녕 올해 신설된 '유럽클럽대항전 3부리그'격인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진출에도 실패했다.
윌리안은 씁쓸하게 시즌을 마친 뒤 이전 소속팀인 첼시가 9년만에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지난해 11월, 구단 허락없이 두바이로 여행을 떠나 논란을 빚었던 윌리안은 현재 두바이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선 윌리안이 다비드 루이스의 뒤를 이어 한 시즌만에 아스널을 떠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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