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내 새끼였는데 이제 투수로 돌아왔다."
LG 트윈스가 새로운 강속구 투수의 탄생을 알렸다. 백승현이 1군 첫 등판에서 인상깊은 공을 뿌렸다.
백승현은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서 8-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투수로서는 첫 1군 데뷔 무대였다. 4번 최형우를 2구만에 1루수앞 땅볼로 잡아낸 백승현은 황대인을 유격수앞 땅볼, 김선빈을 2루수앞 땅볼로 처리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1이닝 무안타 무실점. 최고구속 153㎞의 빠른 공으로 KIA 타자 3명을 잡아냈다.
백승현은 지난해까지 유격수로 나섰던 내야수다. 2015년 2차 3라운드로 입단해 꾸준히 유격수로 경력을 쌓았다. 수비 코치 시절 그를 가르쳤던 LG 류지현 감독은 "오지환 다음으로 생각했던 유격수"라고 말해 그의 가능성이 컸음을 말했다. 그의 장점은 강한 어깨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수비였다.
그가 1군에 안착할 수 없었던 단점은 타격이었다. 2군에선 좋은 타격을 했지만 1군에선 통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2군에서는 17경기서 타율 3할4푼9리의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1군에선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에 그쳤다.
고민한 백승현은 투수 전향을 직접 말했다. 지난해 1월 질롱코리아의 멤버로 호주리그에 참가했을 때 투수로 몇차례 나섰는데 당시 150㎞가 넘는 공을 뿌려 화제가 됐었다. 류 감독은 "유격수로서 재능이 있었지만 계속 끌고 갈 수 없었다. 선수 본인이 원했기 때문에 들어 줄 수밖에 없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투수로 보직을 바꾼 백승현은 꾸준히 수업을 받았고 올시즌부터는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피칭을 해왔다. 15경기서 3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했다. 150㎞가 넘는 빠른 공은 확실히 통했다.
그리고 휴식을 받은 정찬헌 대신 1군에 올라왔다. 2군에서 좋은 피칭을 한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백승현이 걸어온 길을 설명한 류 감독은 "백승현이 인사를 와서 '내 새끼였는데 이젠 투수가 돼서 1군에서 본다'고 했다"면서 "네가 잘해서 빠르게 1군에 올라온 거다. 축하받을 일이다"라고 격려했다고.
유격수로서 성공하지 못하고 투수로 전향한 제자의 마음을 십분 헤아렸다. 오히려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백승현에게 너무 잘하려고 욕심 부리다 보면 그동안의 과정이 흐트러질 수 있다. 한단계 한단계 올라가다 보면 정점에 있는 투수가 되지 않겠나.. 차근차근 하자고 말해줬다"라고 했다.
5일 첫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친 백승현에 대해 류 감독은 "투수 전향 첫 등판을 축하해주고 싶다"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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