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여러가지로 냉정하게 판단하고 운영해야 할 듯 하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6월, SSG 랜더스는 과연 어떤 길을 걷게 될까.
SSG의 6월 화두는 '버티기'다. 아티 르위키, 박종훈, 문승원이 차례로 부상 이탈하면서 생긴 선발진 공백의 구멍이 너무나도 크다. 5이닝 이상을 책임져 줄 것으로 기대해 볼 만한 투수는 윌머 폰트와 오원석 두 명 뿐. 나머지 선발 세 자리는 사실상 '불펜 데이'가 불가피하다. 여러 투수들이 대체 자원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불펜 과부하 속에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6월을 보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대체 외국인 투수 샘 가빌리오가 자가 격리, 투구 재정비 등을 마치고 1군에 합류할 7월 초까지 '비상 운영'이 불가피하다.
SSG 김원형 감독의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4~5월 주전 부상 속에서도 5할 이상 승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선두권으로 올라섰지만, 선발진 붕괴는 차원이 다른 문제. 한 경기에서 벌어지는 내용과 결과의 무게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김 감독은 "매 경기 내용과 결과를 보고 다음 결정을 내려야 한다. 특히 불펜은 과부하가 걸린 가운데 어쩔 수 없이 경기를 계속 해야 할 상황이다. 투구 수, 경기 내용 등 여러가지로 냉정하게 판단하고 운영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SG는 가빌리오 외에도 신재영을 데려오면서 마운드 뎁스 강화에 나섰다. 기존에 있던 조영우 장지훈 이건욱 정수민 최민준 김정빈 등 멀티 이닝이 가능한 투수를 최대한 동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가빌리오를 제외하면 이들 중 확고하게 '선발감'이라고 부를 만한 투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멀티 이닝 소화가 가능한 투수 여러 명을 붙여 경기를 소화하는 방향이 유력
김 감독은 "선발 투수가 던지고, 그 뒤에 불펜 두 명이 이어 던지며 6이닝 정도를 막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선발 뒤에 붙는 불펜 두 명이) 1주일에 2경기 정도 소화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체 선발 역할을 맡는 투수에게 무조건 5이닝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매주 투구수, 이닝 등을 계산하면서 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SSG는 매 경기 '선택과 집중'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상황. 불펜 부담이 큰 일정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매 경기를 총력전으로 치르긴 무리가 있다. 일찌감치 승부가 갈리는 시점에선 최악의 경우 '야수 등판'을 감수해야 할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때론 미안하지만 선수가 희생해야 할 상황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고려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갈 상황이 안 생기는 게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첫 시험대였던 8일 KT전에서 SSG는 6명의 투수를 활용했다. 대체 선발 조영우가 4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고, 최민준 김택형 이태양 장지훈 김상수가 각각 1이닝씩을 책임졌다. 타선 불발 속 패배에 그쳤지만, 마운드에선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SSG가 그림 6월의 밑그림은 과연 어떤 색깔로 채색될까.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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