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최종 엔트리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들을 모두 제외했다.
16일 발표된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24인 최종 엔트리에서, 주요 홈런 타자들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재환(두산)과 최 정(SSG), 나성범(NC) 그리고 박병호(키움)까지. 그동안 대표팀 경험이 있으면서, 장타에 대한 기대치가 큰 타자들이지만 이들은 모두 최종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이중에서도 최 정과 나성범은 승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점쳐졌지만, 엔트리에 이름은 없었다.
'거포' 이미지가 강하고, 올 시즌 홈런 순위에서도 최상위권에 자리한 타자들이다. 김재환과 최 정은 14개 홈런으로 홈런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있고, 나성범이 1개 차이인 13개로 그 뒤에 자리했다. 박병호의 경우 시즌 초반 슬럼프로 2군에 다녀오면서 공백이 생겼지만, 6월에만 홈런 4개를 쳐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기술위원회의 생각은 달랐다. 박병호 대신에 오재일(삼성)이 1루수로 뽑혔고, 3루수는 최 정 대신 허경민(두산)과 황재균(KT)이 자리했다. 외야도 김현수(LG)와 박건우(두산) 이정후(키움) 박해민(삼성)이 채웠다. 김경문 감독은 이들을 제외한 이유로 활용폭을 언급했다. 나성범에 대해서는 "내용에 따라 외야를 준비하겠다. 그래서 외야가 그 정도만 된다고 생각해 나성범을 제외했다"며 발탁된 선수들과의 객관적 경쟁에서 한 발 밀렸음을 언급했고, 최 정의 제외 사유 역시 "올해 잘하고 있지만 내야 수비가 건실해야 한다. 최 정도 수비를 잘하는 선수지만, 그런 쪽(수비)을 더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나름의 결단이다. 지난 대표팀 엔트리를 살펴보면, 각자의 역할을 확실히 분배했다. 홈런을 한 방씩 쳐줄 수 있는 거포형 타자들도 1~2명씩 발탁됐고, 수비가 탄탄한 내야수들, 대주자와 작전 활용에 좋은 '멀티' 백업 야수 등 일정한 틀 아래 선수들을 채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은 거포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은 모습이다. 최종 엔트리 속 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장타에 대한 기대치보다, 다양한 활용폭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들의 구성이 더 늘어났다. 중심 타선을 꾸릴 것으로 예상되는 김현수(LG) 강백호(KT) 등의 타자들도 홈런보다는 찬스 상황에서 중장거리형 타구 생산에 대한 기대가 더 높다. 여기에 세대 교체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30세 전후의 젊은 타자들이 주를 이뤘다. 특히 이정후(키움)와 강백호를 중심으로 한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가 이번 대표팀의 목표 중 하나다.
거포들을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한 결단은 결국 원하던 결실을 맺어야 성공적 변화가 될 수 있다. 새로운 구성으로 나선 대표팀 구상의 결과는 어떤 모습일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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