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대기오염물질이 포함된 에어로졸(대기 부유물질)이 호흡기뿐 아니라 소화기암도 유발하는 원인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지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완형 교수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해 '외부물질로 인한 폐질환' 치료 차 병원에 입원한 남성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기오염 물질은 소화기암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모두 일반 남성 노동자로 구성됐으며 유해물질 에어로졸에 노출된 A그룹(9만8666인년)과 노출되지 않은 B그룹(7995만9286인년)을 비교분석해 이뤄졌다.
이 때 인년은 대상자의 관찰기간이 모두 다를 때 사용한다. 통상 1인 1년간의 관찰을 1인년의 단위로 한다.
A그룹 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징으로는 고체 및 액체 물질로 인한 폐렴 환자가 전체 27.8%를 차지해 가장 많은 비중을 보였다. 또 화학물질과 기체, 훈증기 등에 의한 호흡기 질환자는 23.1%, 상세불명의 진폐증 환자는 12.6%에 달했다. 또 A그룹 중 흡연자 비율은 B그룹에 비해 높았다.
연구 결과, 모든 소화기암은 유해물질 에어로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소화기암 유병률은 A그룹이 B그룹에 비해 오즈비가 1.30(1.19-1.38)으로 나타나 약 30% 높았다. 암 종별로는 구강암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 3.96배(오즈비 3.96(3.02-4.78)나 높았고, 그 뒤로 식도암이 3.47배(오즈비 3.47(2.60-4.25)로 높았다. 위암은 1.34배(오즈비 1.34(1.17-1.47)로 평균보다 높았다.
이번 연구는 에어로졸이 주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는 기존 연구에 소화기관 같은 인체의 다른 부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에어로졸이 소화기암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는 ▲코 및 입을 통해 호흡 시 에어로졸 흡입 ▲식도 주변의 괄약근 긴장도 감소 ▲음식, 피부, 옷 등이 에어로졸에 의해 오염됨 ▲호흡기관과 소화기관의 연결성 등으로 추정됐다.
이완형 교수는 "아직 외부 에어로졸 발암 물질이 소화기암에 영향을 미친다는 부분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라며 "최근 외부 에어로졸 발암 물질이 소화기암을 유발한다는 연구가 다수 발표됨에 따라, 대기오염이 호흡기뿐 아니라 소화기에도 치명적일 수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에어로졸과 소화기암의 인과 관계를 밝혔다는데 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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