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결정은 내려졌고, 선택만이 남았다. 최적의 카드를 찾아야 한다.
도쿄올림픽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김경문호의 원투펀치는 여전히 안갯속. 그동안 대표팀 선발진을 책임졌던 양현종 김광현 박종훈이 빠진 가운데, 야구 대표팀은 완전히 새판을 짜고 도쿄올림픽에 나선다.
이번 대회에서 원투펀치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예선 첫 두 경기가 승자조-패자조로 나뉘는 더블 엘리미네이션의 운명을 가를 수 있기 때문. 김경문호는 이번 대회 예선 B조에서 이스라엘(7월 30일), 미국(7월 31일)과 각각 맞붙는다.
김경문호는 예선 2연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하면 승자 토너먼트 톱시드에서 A조 1위와 맞붙는다. 이 경기를 이기면 A~B조 2, 3위 간 맞대결 승자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반면 2위나 3위로 더블 엘리미네이션에 진출하면 결과에 따라 1위보다 최대 3경기를 더 치르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익히 알려진 대로 복잡한 방식이지만, '지름길'은 명확한 셈이다.
예선에서 만날 이스라엘, 미국의 전력은 만만치 않다. 유럽 예선 1위 이스라엘은 2017 WBC에서 전직 빅리거들을 앞세워 김인식호를 꺾었던 팀. 이번 유럽 예선에서도 이안 킨슬러(39) 등 전직 메이저리거 12명을 포함시킨 바 있다. 19시즌 동안 LA 에인절스를 이끌었던 마이크 소시아 감독을 사령탑에 앉힌 미국도 미주 예선에서 호머 베일리(35), 에드윈 잭슨(38), 데이비드 로버트슨(36) 맷 켐프(37) 등 빅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백전노장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두 팀 모두 이번에도 비슷한 구성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점을 찍고 내려온 선수들이 대부분이지만, 큰 무대, 단기전에서의 승부는 경험이 빛을 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김경문호를 사지로 몰아넣을 가능성은 충분히 안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최종명단 24명 중 10명을 투수로 채웠다. 이 중 소속팀 마무리 투수인 조상우(키움) 고우석(LG)을 제외한 8명이 선발 요원. 김 감독은 "지금 우리 투수들이 경험이 많지 않다. 긴 이닝을 던져주면 좋겠지만, 짧게 던지면서 경기를 운영할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단기전의 빡빡한 일정과 매 경기가 승부처인 토너먼트 특성을 고려해 적극적인 마운드 운영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 여름의 짧은 기간에 펼쳐지는 대회 특성상 체력 소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선 선발 투수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조상우 고우석을 제외한 8명의 선발 투수 중 우완 오버핸드(박세웅 원태인 김민우)와 우완 사이드암(최원준 고영표 한현희)이 각각 3명, 좌완(차우찬 이의리) 2명이다.
김 감독이 대표 선발 기준점으로 꼽았던 성적을 따져보면 그림은 어느 정도 그려진다. 부상 회복 후 3경기를 치른 차우찬을 제외한 7명의 선발 요원 중 원태인(8승)이 다승, 최원준(2.34)이 평균자책점과 WAR(2.74·스탯티즈 기준),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에선 고영표(1.05), 피안타율에선 이의리(0.206)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들 모두 이번이 대표팀 첫 선발이라는 점에서 경험 부족이 지적된다. 하지만 리그에서 쌓은 기량과 자신감, 메달 도전이라는 동기부여는 활약의 자양분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김 감독은 선발 투수에 대해 "7월 19일 소집 후 3경기가 잡혀 있는데 거기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거 같다"고 말했다. 유형별 활용법을 두고도 "나중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소집 전까지 남은 리그 경기에서의 활약상, 소집 이후 컨디션 및 구위 체크, 실전 모의고사를 통해 윤곽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부상 등의 변수로 소집 전 선수 교체가 이뤄지게 되면 새로운 조각이 맞춰질 가능성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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