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새 기대주로 떠오른 윤대경(27).
그가 프로 인생을 시작한 곳은 2013년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지명을 받은 삼성 라이온즈다.
대구에선 좋은 기억보다 실망이 많았다. 내야수로 출발했으나 기회를 잡지 못한 채 1년 만에 신고 선수 신분이 됐다. 이듬해 투수로 전향, 다시 정식 선수 등록에 성공했으나 1군 마운드에 설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퓨처스(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았지만, 결과는 늘 패전이었다. 2018년을 끝으로 더 이상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고, 윤대경은 일본 독립리그로 건너가 야구의 꿈을 이어가는 쪽을 택했다.
2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은 윤대경이 남다른 감회에 젖을 만한 승부였다. 2019년 여름 한화에서 다시 프로 선수로 발걸음을 내디딘 윤대경은 이날 선발 투수로 라이온즈파크 마운드에 섰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실제 라이온즈파크에 선 것은 이날 처음.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채 쓸쓸히 짐을 쌌던 대구, 친정팀의 쟁쟁한 1군 타자를 상대하는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선다는 것은 남다른 동기부여가 될 만했다.
윤대경은 첫 이닝에 선두 타자 박해민을 땅볼 처리하면서 무난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악몽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호세 피렐라의 평범한 뜬공을 외야진이 놓치면서 출루를 허용했고, 구자욱의 땅볼에 정은원이 몸을 날렸지만 타구는 글러브를 빠져 나갔다. 윤대경은 강민호를 침착하게 뜬공 처리했으나 오재일에 볼넷을 내줬고, 결국 2사 만루에서 이원석에게 좌월 그랜드슬램을 내줬다. 2회를 삼자 범퇴 처리하며 마음을 추스르는 듯 했으나, 3회 2사 2루에서 오재일에게 다시 우월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윤대경은 결국 4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기회를 얻지 못했던 친정팀 앞에서 보란듯이 던지고 싶었을 날이다. 그러나 윤대경에겐 여전히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일깨워 준 날이었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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