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부산 축구계의 숙원사업인 축구전용구장 건립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 아이파크 구단과 접촉, 전용구장 건립 추진 의지를 밝히는 등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
23일 부산 구단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21일 부산 아이파크 클럽하우스를 방문해 부산 스포츠산업 발전 및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구단 김병석 대표, 페레즈 감독, 주장 박종우,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클럽하우스 시설을 둘러보고, 구단 측의 전용구장 브리핑을 받은 박 시장은 "평소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를 좋아한다. 부산 시민들을 위해서도 부산에 축구전용구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산의 스포츠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전용구장 추진 의지를 나타냈다.
김병지 부회장은 "부산시 규모에 비해 전용구장을 보유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전용구장이 생긴다면 추후 전지훈련, 초·중·고 유소년 대회 유치에도 유리하다"며 지원사격을 했다. 페레즈 감독과 박종우 역시 전용구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산시장이 부산 구단을 직접 방문한 것은 창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이고 적잖은 의미가 담겨 있다.
우선 부산시장의 이번 현장 행보는 프로농구 KT가 최근 연고지를 부산에서 수원으로 옮긴 '사건'이 계기가 됐다. KT 구단이 부산을 떠나게 된 데에는 경기장 사용료 등 부산시의 관심이 크게 미흡했던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박 시장도 "KT 농구단 연고지 이전을 계기로 부산 스포츠산업 관련 정책 방향을 전면 재검토하는 중"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처럼 부산시의 프로스포츠에 대한 시각이 변화돼 가는 만큼 전용구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축구전용구장은 과거에 추진되다가 흐지부지됐다. 최만희 대표가 재임하던 지난 2017년 부산 구단은 당시 서병수 시장에게 부산 강서구 지역에 전용구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이에 서 전 시장은 종합계획을 마련한 뒤 이듬해 타당성조사까지 실시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시장이 당선된 이후 전임 시장의 추진사업은 뒷전으로 밀렸다. 보다 못한 부산지역 축구계 인사들이 2019년 오 전 시장에 면담을 요청해 전용구장 추진을 다시 건의하면서 부산시가 관심을 갖는 듯했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이 지난해 강제추행 사건으로 사퇴하면서 전용구장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이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용구장 사업이 널뛰기를 하자 부산 축구계는 망연자실 해왔던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박 시장이 이례적으로 구단을 방문해 긍정 메시지를 던진 것은 죽어가던 사업에 '심폐소생술'을 한 셈이다.
부산 구단은 박 시장에게 부산 강서구 체육공원을 전용구장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박 시장은 방명록에 '부산 아이파크가 국내 최고, 나아가 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발전하길 부산 시민과 함께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부산 구단 관계자는 "구단과 부산의 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우리 구단도 부산시의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제 박 시장이 다시 물꼬를 텄다. 향후 실무 담당자와 구단간 협의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지역 축구계 관계자는 "지난 보궐선거 때 박 시장은 뚜렷한 체육정책 공약이 없었는데 스포츠에 관심을 보여주니 고마운 일이다"면서도 "내년에 다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이번 행보가 표심 관리용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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