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반복되지 않길 바랐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한화 이글스가 또 두 자릿수 연패에 도달했다. 1일 두산전에서 3대10으로 패하면서 연패가 10경기째로 늘어났다. 지난해 한용덕 전 감독의 사퇴로 이어진 18연패 악몽을 겪었던 한화에겐 최근의 모습은 당시의 아픔을 다시금 떠올리게 할 만하다.
리빌딩 선언 후 육성 전문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한 한화는 시즌 개막 후 두 달간 긴 연패 없이 버텼다. 그러나 전반기 막바지가 되면서 점점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초반에 맹활약했던 불펜은 선발 공백 속에 누적된 피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개막 초반 터지던 타선은 무기력한 모습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을 대거 정리하고 젊은 선수 위주로 새판을 짠 한화는 올 시즌 반등을 토대로 밑그림을 그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좀처럼 원하는 결과물을 얻지 못하면서 이런 목표를 향한 동력도 떨어지고 있다. 리빌딩 과정에서 성적이라는 기시적 성과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최근 한화의 모습을 보면 문제가 곳곳에 산적해 있다.
선발진에선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 원투펀치 라이언 카펜터와 닉 킹험은 개막 후 한 달째부터 상대 전력분석에 구위나 패턴이 간파된 모습. 부진-부상을 겪으면서 시즌 초반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장시환은 올해도 볼넷 숫자를 줄이지 못하면서 패배하는 공식을 반복 중이다.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던 김민우나 불펜에서 선발 전환한 윤대경, 신인 김기중이 그나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나, 여전히 경험이 필요한 선수들이다. 불펜에선 강재민이 그나마 활약해주고 있으나, 정우람 김범수 등 나머지 투수들이 보조를 맞춰주지 못하고 있다.
야수진도 비슷한 상황. 내야는 정은원 하주석 노시환 등 소위 코어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고 있고, 포수 자리엔 최재훈과 허관회가 로테이션 기용되고 있다. 하지만 외야는 공수에서 제 몫을 해주는 선수를 찾기 힘들다. 1루수 라이온 힐리도 외국인 타자라는 중량감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최근 한화는 삼성에서 이성곤을 트레이드 영입하고, 퓨처스(2군) 육성 선수들을 중용하면서 새판짜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그라운드 바깥에서의 노력이 정작 현장에 제대로 닿지 못하는 느낌이다. 수베로 감독과 최원호 퓨처스(2군) 감독 간의 소통, 정민철 단장의 외부 노력 등 리빌딩을 향한 발걸음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승리라는 결과물이 뒤따라주지 않는다면 이런 노력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육성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고, 그만큼 인내도 필요하다. 당장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외국인 선수 교체 정도다. KT, LG, 삼성, SSG 등 상위권 팀들은 일찌감치 움직여 외국인 선수 교체 작업을 마무리 했다. 한화도 관련 작업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부족한 외국인 선수 풀과 정규시즌만 치르는 '단기알바' 이상을 원하는 해외 선수들의 욕구를 생각해보면 한화가 '게임체인저'가 될 만한 외국인 선수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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