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본선 무대까지 남은 열 흘. 수비 물음표는 떼지 못했다.
13일 펼쳐진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 김학범호로서는 승패만큼이나 내용이 중요한 경기였다. 김학범 감독은 전력을 철저하게 숨겼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않았다. 눈 여겨 볼 포지션은 단연 수비라인. 김 감독은 최종 명단 발표 전 가진 제주 전지훈련 때도 "왼쪽 풀백과 중앙수비가 분발해야 한다. 분발하고 정신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 엔트리 마지막까지 고민한 자리도 수비였다. 김민재를 마지막까지 기다리는 이유도 수비라인 불안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포백에 김진야 정태욱 김재우 설영우를 내세웠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원두재와 김동현이 위치했다.
뚜껑이 열렸다. 아르헨티나의 개인 능력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스피드와 높이, 몸싸움 등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의 속도에 흔들렸다. 템포를 찾지 못한 채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잦은 범실까지 나왔다. 실수한 선수들은 급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두재와 김동현이 흔들리자 수비진의 부담까지 더해졌다. 어수선한 상황 속 결국 선제골을 헌납했다.
0-0이던 전반 11분. 한국이 공격에 나섰다. 아르헨티나의 압박이 거셌다. 원두재가 중원에서 볼을 빼앗겼다. 아르헨티나는 속도를 붙여 역습에 나섰다. 아르헨티나의 주포 맥칼리스터는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수비불안으로 내준 골이었다. 김학범호는 전반 20분부터 조금씩 점유율을 높였지만, 수비 불안으로 과감히 올라가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정승원과 이유현을 투입해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한국은 결정적 순간 압박의 강도를 맞추지 못했다. 정승원의 넓은 활동반경으로 중원의 힘을 높였지만, 정태욱-김재우 중앙수비는 확실히 불안했다. 대구에서 함께 발을 맞춘 이들이지만, 조직적으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10분 다시 골을 내줬다. 실점 과정에서 상대 공격을 압박하는 힘이 부족했다.
한 골을 더 허용한 한국은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후방 빌드업의 세밀함은 떨어졌다. 압박의 강도도 낮아졌다.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닌 듯 했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김 감독은 경기 막판 원두재 대신 강윤성을 투입해 마지막까지 변화를 줬다.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엄원상의 동점골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강호를 상대로 패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학범호는 수비 숙제를 완전히 풀지 못한 채 아르헨티나전을 마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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