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시니어 패셔니스타 밀라논나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백발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3'에서는 MZ세대들이 열광하는 '멋쟁이 할머니'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가 8번째 게스트로 등장했다.
이날 '대화의 희열3' 녹화장에 들어선 밀라논나는 69세 나이가 믿기지 않는 멋진 패션 센스와 범상치 않은 포스로 MC 유희열, 김중혁, 신지혜, 이승국을 압도했다. 짧게 자른 백발 헤어 스타일, 구매하진 27년 된 멋스러운 의상, 여기에 옥으로 된 브로치 포인트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할머니의 '뽀글머리', '몸빼바지'에 대한 편견을 날린 모습이었다. 특히 그는 밀라노로 패션 유학을 간 최초 한국인 유학생이라고.
밀라논나의 뜻을 묻자 그는 '밀라노'라는 지명과 할머니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논나'를 합친 단어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밀라노 할머니'라고 소개했다. 이어 "본명은 장명숙이다"라고 말하며, 1952년생임을 밝혀 MC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밀라논나는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전했다.
밀라논나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두 가지 사건이 있다고 했다. 아들의 뇌수술과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한 순간에 동료들을 잃었던 일이었다. 밀라논나는 그 이후로 봉사하는 삶을 살게 됐다고.
그는 "1994년 큰아들이 뇌수술을 했다. 선천적으로 동정맥 기형이 있었는데 그게 가장 혈기왕성할 때 터진다고 하더라. 의사가 수술하시다가 나와서 '곧 갈 거니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그때 아들이 고3 때, 수능 보기 열흘 전이었다.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이게 영환가, 꿈인가' 했다. '이미 준 자식을 데려가는 게 말이 되냐. 이건 반칙이다. 처음처럼 살려주시면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욕심 안 부리고 살겠다'라고 기도했다"며 "다음 날 아침이 돼서야 수술이 끝났다. 의사가 기적으로 아들이 살아났다고 했다. 그제야 거울을 보고 내 모습을 봤는데 하룻밤 사이에 노파가 됐더라. 하루 만에 백발이 되었고 얼굴이 쭈글쭈글해졌다"고 떠올렸다.
또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하루아침에 직장 동료들을 보내야했던 사연도 이야기했다.
밀라논나는 "1994년 11월 큰아들의 뇌수술 후 7개월만인 1995년 6월에 백화점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했다. 제가 월수금만 출근하는데 목요일에 사고가 났다. 인생에서 하루는 찰나의 순간이지 않나. 수요일이나 금요일에 붕괴 됐으면 저도 갈 수 있었던 거다"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어 "그때 전화가 불통이 돼서 저는 잘 몰랐다. 앰뷸런스 소리가 나서 TV를 켰더니 뉴스에 나오더라.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밀라논나는 살아남은 자의 부채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삶이 뭘까 싶었다.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희로애락이 안 느껴지고 감정도 없었다. 그저 떠나간 그분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이라면 넘자, 강이라면 건너자. 언젠가는 끝이 보이겠지'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 다음부터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tokki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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