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시즌의 54% 가량을 소화한 전반기, 롯데 자이언츠는 8위였다. 거듭된 부상에도 무리하지 않고 신예 선수들을 폭넓게 기용하며 뎁스를 두텁게 했다. 후반기 대반격을 위한 준비였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 답한 바 있다. 당시 롯데는 한화 이글스에도 뒤진 최하위였다. 하지만 서튼 감독은 "우리 팀엔 긍정적인 포인트가 굉장히 많다. 앞으로 하나하나 보게 될 거다. 가을야구 충분히 노릴만하다. 포기할 시점도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단호한 의지와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반기 성적은 32승44패(승률 0.421). 하지만 6월 이후 성적만 보면 17승 15패다. 마무리 김원중이 흔들리고, 필승조가 잇따른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쉽게 무너지는 경기가 줄어들었다. 질 때 지더라도 마지막까지 따라붙으며 반격을 노리는 '정체성'이 확립됐다.
상승 분위기에 리그가 조기 중단된 점은 아쉽지만, 한달간의 올림픽 브레이크는 부상자들이 몸을 추스리기엔 절호의 기회다.
민병헌이 빠진 중견수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가장 치열한 격전지였다. 승리자는 혜성처럼 등장한 22세 추재현이었다. 지난해까지 프로 통산 1군 출전이 14경기에 불과했던 추재현은 6월 28일 허벅지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올시즌 타율 2할9푼4리 4홈런 1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9을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KBO리그 원년팀인 롯데가 39년간 배출한 신인왕은 1992년 염종석 1명 뿐이다.
추재현은 이미 부상을 털고 1군에 합류, 훈련을 소화중이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터줏대감' 민병헌과의 경쟁을 이겨내야한다. 민병헌은 팔꿈치 부상 재활이 마무리 단계다. 오는 30일 퓨처스 경기가 복귀전이 될 예정. 허벅지 근육 뭉침으로 빠졌던 마차도는 애초에 선수 보호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었다.
정훈은 롯데의 전반기 팀 타율 전체 1위를 이끈 주역이다. 타율 3할3푼3리로 팀내 타율 1위. 리드오프와 중심 타선을 오가며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월간 타율 4할 4홈런 28타점 OPS 0.981로 롯데 타선의 뜨거운 6월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7월 9일 경기 도중 주루 과정에서 복사근 파열 부상을 당했다. 후반기 복귀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 오는 주말 MRI 재검사 후 복귀 일정이 정해진다.
전반기 가장 안타까운 소식은 '20세 영건' 최준용과 '37세 노익장' 김대우의 부상 이탈이었다. 두 선수는 올해 롯데의 필승조 불펜으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던 중 부상을 당했다.
부상 부위가 어깨인 만큼 롯데 구단은 "재활은 순조롭다. 정상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최대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을 통해 상세하게 컨디션을 체크한 뒤 콜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 일정만 놓고 보면 최준용은 올림픽 브레이크 안에 라이브 피칭까지 마치고 8월 중순쯤 복귀를 꿈꾸고 있다. 김대우는 8월부터 불펜 피칭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승헌도 사직에서 정상 훈련을 소화중이다. 지난해 차세대 선발로 주목받았던 이승헌은 올시즌 제구 불안과 손가락 건초염으로 고전중이다. 아직 손가락 통증이 남아있지만, 계획적인 치료와 재활을 통해 복귀 시점을 저울질하는 단계다. 향후 퓨처스 경기를 통해 이승헌의 컨디션을 살펴볼 예정이다.
올림픽 브레이크는 8월 8일 끝난다. 롯데의 부상 전력이 그때까지 모두 복귀할 수 있을지는 미정이다. 하지만 서튼 감독의 말대로 포스트시즌에 도전하기엔 충분한 전력이 구축될 예정. 롯데 팬들이 '8월 대반격'을 기대하는 이유다.
리그 중단을 부른 방역 수칙 위반으로 KBO리그가 온통 시끄러운 지금, 롯데는 조용하다. 서울 원정 숙소로 타 구단과 달리 롯데호텔 서울을 쓰는 롯데에는 아직 문제가 된 선수가 없다. 롯데 구단도 원칙론을 내세우며 리그 중단 논의에 일관되게 '반대'를 외쳤다. 명분과 자신감까지 갖춘 롯데의 8월 도약은 가능할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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