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일곱 살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으로 찾은 광주 무등경기장.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데 심판이 야구공을 건넸다. 같은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였다. 그 때부터 꼬마에게 야구장은 즐거운 곳이 됐다.
이듬해 광주서석초 야구부에 들어가 투수의 꿈을 꿨다.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 때 팔꿈치에 공을 맞고 말았다. 투수가 하고 싶었던 소년은 타자 전향 대신 재활에 매달렸다. 광주동성중 때도 제대로 공을 던져보지도 못한 뒤 진학한 광주동성고 때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부상이었다. 투수로 복귀를 준비할 때였다. 중대기로였다. 수술과 재활로 투수의 길을 걸을 것이냐, 타자로 전향해 좋아하는 야구를 더 오래할 것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결국 후자를 택했다.
좌절감이 컸다. 그래도 야구선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해준 계기가 있었다. '타이거즈 러브투게더' 장학생에 선발됐다. '타이거즈 러브투게더'는 KIA 선수들의 경기 기록에 따라 선수와 기아자동차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설정한 기부금을 매월 적립, 유소년 야구 선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김석환(22)은 그렇게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계속 꿀 수 있었다.
2012년 5월 26일, '종범신' 이종범의 은퇴식은 김석환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이종범의 은퇴에 눈물 흘리는 팬들을 보면서 스스로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김석환은 '파워를 갖춘 타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하루 세끼 참치캔을 먹으며 운동에 매진했다. 79㎏이던 몸무게는 97㎏까지 늘어났다. 체중과 근육량이 늘자 배트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1m88, 97㎏의 다부진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는 김석환의 무기가 됐다.
꿈이 이뤄졌다. 2017년 2차 3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게 됐다. 외동아들이 힘든 운동을 하는 걸 반대했던 부모님, 손자 때문에 야구 경기를 보기 시작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한 마음으로 "KIA 타이거즈 만세"를 불렀던 순간이라고.
아직 잠재력은 폭발되지 않고 있다. 주로 퓨처스(2군) 리그를 뛰었다. 데뷔시즌인 2017년 53경기에 출전, 타율 2할4푼 41안타 7홈런 26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 4할2푼7리. 2018년에는 1군에 데뷔했다. 6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5회부터 대수비로 출전해 8번 타순에서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다만 1군에서 뛴 경기는 한 경기가 전부였다. 그래도 당시 2군에선 중장거리형 타자답게 홈런을 15개나 때려내기도. 2017년보다 기록적으로도 훨씬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에는 아쉽게 시즌 초반 손목 부상을 하면서 2018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시즌이 끝난 뒤 현역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김석환은 리그 조기중간과 올림픽 휴식기 기간 펼쳐진 자체 연습경기에서 주로 2군 선수들이 포함된 팀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팀 복귀 이후 곧바로 선수로 등록됐다. 김석환의 파워를 후반기 대반전의 기폭제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김석환은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자원이다. 1루수를 보다 입대 전에는 외야수로도 출전한 바 있다. 1루수를 보게 될 경우에는 이정훈 황대인과 포지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외야수로 중용된다면 프레스턴 터커가 맡고 있는 좌익수 백업이 현실적인 모습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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