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크로아티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손꼽히는 루카 모드리치(35·레알 마드리드)가 소속팀의 프리시즌에 합류하기 전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산으로 둘러싸인 크로아티아 도시 벨레비트(Velebit)였다.
부친 스티페 모드리치와 함께 손을 맞잡고 찾은 이곳에는 모드리치의 생가가 있다.
말이 집이지, 다 쓰러져가는 건물이다. 여기저기 파괴된 흔적, 불탄 흔적이 보인다.
모드리치에겐 가슴 아픈 역사가 있다. 어릴 적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가 내전을 벌였다. 1991년 크로아티아 독립 전쟁 여파로 모드리치와 가족들은 집을 버리고 약 40km 떨어진 자다르(Zadar) 지역으로 피난가야 했다. 모드리치의 할아버지는 반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모드리치 가족은 이때부터 약 7년간 힘겨운 난민 생활을 했다.
축구는 유일하게 모드리치를 미소짓게 하는 존재였다. 부친은 크로아티아 군부대에서 정비공으로 일하게 되었고, 모드리치는 가족이 머물던 숙소에서 가까운 NK 자다르 유스팀에 입단했다. 울퉁불퉁한 운동장에서 크로아티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의 경력이 시작됐다.
모드리치는 훗날 "아주 어릴 적부터 수많은 두려운 상황을 겪었다. 정말 많이 사랑했던 할아버지를 죽이고 우리를 떠나게 만든 인간들을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자문하곤 했다"며 "전쟁은 그 누구에게도 좋은 것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내가 어릴 적 쓴 문구다"라고 과거를 떠올렸다.
"그때부터 그 누구도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꼬마 모드리치를 기억하는 지도자들은 한목소리로 모드리치가 '될성부를 떡잎'이었다고 말한다. 기량은 물론이고, 프로선수와 같은 자세를 유지했다고 한다. 모드리치는 금발을 휘날리며 가파르게 성장해 크로아티아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에 입단했다. 2008년 토트넘으로 이적한 모드리치는 4년 뒤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레알 유니폼을 입고 지금까지 4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2018년에는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경력의 정점을 찍었다.
모드리치는 특히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조국을 결승으로 인도하며 크로아티아의 축구영웅으로 우뚝 섰다. 이미 크로아티아 대표팀 최다 출전(142경기) 기록을 세웠다.
어느덧 은퇴가 임박한 나이로 접어든 모드리치는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생가를 방문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다. 다가오는 시즌,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함께 또 다른 영광을 위해 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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