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나이 서른에 생애 첫 태극마크. 대표팀 '어른이'라 할만하다. 하지만 고영표(30)는 '막내' 이의리(19)를 살뜰하게 챙기고 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야구 대표팀은 출국을 하루 앞둔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간단한 출정식을 가졌다.
이의리는 선발 후보들 중 유일한 좌완 투수다. 원태인 고영표 최원준 김민우 박세웅 등 경쟁자가 만만치 않지만, 좌완이란 특수성은 올림픽 본선 무대 선발 출격의 기대를 높이는 이유다.
이의리는 친구 김진욱(19)과 도쿄행에 함께 하고 있다. 두 선수는 서로의 존재에 대해 여러차례 든든함을 표한 바 있다.
출정식에서 이의리는 새로운 이름을 꺼냈다. 가장 많은 조언을 해준 타자는 강백호, 투수는 고영표를 꼽은 것. 특히 야구의 경우 평소에도 포지션별로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잦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영표의 무게감이 크다.
고영표 역시 태극마크는 '첫경험'이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하다보니 처음엔 기에 조금 눌렸다"고 말할 만큼 색다른 기회다. 선배들과의 친분을 다질 기회이기도 하다. 같은팀 황재균(34) 강백호(22)도 있다. 하지만 고영표의 눈은 이의리에게 머물렀다.
"막내로 (이)의리와 (김)진욱이가 있는데, 진욱이는 롯데에서 (박)세웅이랑 같이 왔다. 선배가 있지 않나. 의리는 KIA에서 혼자 왔으니까, 누가 챙겨줘야할 것 같았다. 기분을 편안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주고자 했다."
이의리는 "경기할 땐 막내가 아니라 대표팀 투수"라고 말할 만큼 당돌한 매력이 있는 투수다.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도 막내라 눈치를 살펴야하는 상황이 있다. 그런 이의리를 돕고자 했다는 설명. 두 사람은 선발 경쟁자지만, 금메달을 향해 뛰는 태극마크 동료다.
고영표는 자신의 컨디션에 대해서는 "오랜만의 실전 등판치곤 나쁘지 않았다. 도쿄에서 잘 던질 수 있도록 준비 잘했다. 내가 대표팀에 뽑힌 이유는 움직임이 좋은 직구와 변화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KBO리그에서도 외국인 타자들 상대로 좋은 결과를 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양)의지 형이 타이밍 싸움을 정말 잘한다. 5이닝 이상 던져보겠다"면서 "더 무거운 유니폼을 입은 만큼 한국야구를 위해 뛴다는 책임감이 있다"는 각오도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고영표는 기대했던 대로 나쁘지 않았다. 이의리는 일단 중간으로 준비하지만, 타이밍을 봐서 선발로 한번 써야한다 생각한다. 그래서 양의지, 강민호와 모두 호흡을 맞춰볼 수 있게 했다"며 두 선수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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