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올림픽 무대서 정말 잘했어요. 신유빈의 탁구는 이제 시작입니다."
'한국 여자탁구 레전드' 현정화 한국마사회 총감독(52)이 '탁구신동' 신유빈(17)의 활약을 극찬했다.
1988년, 19세의 앳된 나이에 서울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 1993년 예테보리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의 역사를 쓴 '탁구여제' 현 감독은 올림픽 기간 내내 SBS 탁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걸출한 후배, 신유빈의 매경기를 직접 해설했다. 신유빈의 강력한 포어드라이브가 작렬할 때마다 현 감독은 "그렇죠!" "좋아요!"를 연발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3일 한국 여자탁구가 독일과의 8강전에서 풀세트 접전끝에 석패하며 신유빈의 첫 올림픽이 막을 내린 직후 "아쉬운 패배지만 한국 여자탁구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신유빈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얻었다"는 말로 희망을 노래했다.
17세 막내 에이스가 첫 올림픽의 숨막히는 압박감을 견뎌냈다. 세계 무대에서 기죽지 않는 당찬 플레이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 감독은 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유빈이가 8강에서 붙은 독일 수비선수 한잉은 실력과 경험을 갖춘 까다로운 선수다. '38세 여자 주세혁'이다. 능구렁이같은 백전노장을 상대로 유빈이는 당차게 부딪쳤고 매 세트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싸워줘서 정말 기특했다"고 칭찬했다. "(신)유빈이는 자신의 몫을 100% 했다. 너무 잘했다.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현 감독은 지난 2009년 SBS 예능 '스타킹'에서 '꼬마 현정화'라는 별명으로 출연한 다섯 살 신유빈과 처음 만났다. 그날 이후 '최연소 국대'의 역사를 거듭 쓰며 잘 자라준 신유빈에게 덕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 감독은 4강 탈락보다 이 어린 선수를 위한 절실한 기회가 멈춰선 것을 무엇보다 안타까워 했다. "4강에 올라갔다면 중국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유빈이가 올림픽 단체전에서 최강 중국 에이스들을 상대로 한 게임이라도 붙어보고, 스스로를 시험해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더 잘하는지, 무엇을 더해야 하는지까지 배우고 왔다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제일 아쉽다"고 했다. "동메달 결정전도 해보고, 한 경기라도 더 경험해 보고 왔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현 감독은 "신유빈을 통해 우리는 분명 여자탁구의 희망을 확인했다"고 단언했다. 이제 중요한 건 다음 스텝. 현 감독 역시 "이제 시작이다. 가야할 길이 멀다"며 현실을 직시했다. "올림픽에서 유빈이가 니시아리안(룩셈부르크), 두호이켐(홍콩)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놀라운 성장세와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중국은 물론 일본, 싱가포르, 대만 에이스들과는 붙어보지 못했다"고 짚었다.
"앞으로 더 힘들어야 한다. 더 힘든 길을 가야 한다"며 '오르막길'을 견디는 힘을 강조했다. "더 강한 훈련, 더 강한 스트레스를 감당해 내야 한다. 좀 더 파워도 키워야 한다. 올림픽을 지켜보는 팬들이 확인한 것처럼 유빈이는 몸으로 습득하는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더 많은 국제 경기 경험을 쌓으면서 맷집을 쌓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로투어 말고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 단체전을 오롯이 주전으로 이겨낼 수 있는 맷집을 키워야 한다. 그런 무대에서 중국, 일본 톱랭커들을 꺾어내야 맷집이 생긴다"라고 했다.
한국 여자탁구의 르네상스를 누구보다 열망하는 현 감독은 냉정했다. "첫 올림픽은 이겨도, 져도 되는 신예 선수였다. 3년 후 다음 올림픽은 다를 것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여자탁구의 무게를 이겨내야 하고, 증명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빈이는 이제 시작이다. 강한 생각, 강한 훈련을 감당해 내면서 거듭나야 한다 그 힘든 과정을 오롯이 견뎌내,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 나가서 대한민국 에이스 신유빈을 증명해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국마사회에서 서효원 등 국대 에이스를 길러내온 현 감독은 "나도 현장에서 유빈이와 함께 한국 여자탁구의 희망을 이어갈 어린 선수들을 열심히 키워내겠다. 반드시 만들어낼 테니 응원하며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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