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김경문호의 최대 약점은 좌완 투수 부재였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 트리플A)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좌완 에이스들의 기억이 강렬했다. 전체적으로 약한 투수력, 특히 신인 투수 이의리와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 대회 직전까지 부진했던 차우찬(34·LG 트윈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좌완 기근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혔다.
도쿄올림픽 최고의 수확은 다름 아닌 이의리(19·KIA 타이거즈)의 발견이었다. 이의리는 이번 도쿄올림픽 두 경기에 선발 등판해 눈부신 투구를 펼쳤다. 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5이닝(4안타 1홈런 9탈삼진 3실점)을 던진 게 출발점이었다. 5일 야구 종주국 미국이 자랑하는 유망주들을 상대로 또다시 5이닝(5안타 1홈런 9탈삼진 2실점) 동안 탈삼진쇼를 펼쳤다.
제구와 구위 모두 손색이 없었다. 미국전에선 들쭉날쭉한 니카라과 출신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공을 던지면서 9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득점 지원 없이 답답하게 흘러가는 경기 흐름에서도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포수 리드에 맞춰 잘 섞어 던지는 완급조절도 좋았다. 무엇보다 한방을 갖춘 도미니카, 미국 타자들을 상대로 배짱 있는 투구를 한 부분도 돋보였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부분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의리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하지만 이의리는 성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한 이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공을 갖고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한국 야구는 이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좌완 에이스 획득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요코하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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