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조인성, 그의 선택은 탁월했고 도전은 성공적이다.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 '모가디슈'에서 조인성은 안기부 출신의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관 강대진 참사관을 연기했다. 극중 조인성은 날카롭고 현실적이며 뛰어난 정보력과 기획력을 갖춘 인물.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비전형적 인물이다. 실제로도 조인성은 이 캐릭터에 대해 "기존 작품들에서 표현된 안기부 인물과는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지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고민의 결과일까. 조인성은 극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상황속에서 인물들과 다채롭게 호흡하며 전형성을 탈피한, 유연하고 깊어진 연기를 선보였다.
조인성은 협상과 대립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스릴과 통쾌함을 선사한다. 빠른 판단력과 추진력으로 사건의 해결점을 찾아내고,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영화의 흐름을 다스린다. 특히 극 후반부의 필사적인 생존과 탈출을 그려내는 장면에서는 인간의 본능적인 리얼함을 그대로 드러내며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뿐만 아니라 일촉즉발의 순간, 아이를 품에 안고 뛰는 그의 모습에서는 그간 까칠했던 모습과는 다른 이면이 드러나며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모가디슈'에서 조인성은 섬세하고도 다양한 감정선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영화속의 상황은 줄곧 무겁고 힘들지만 이러한 조인성의 연기는 관객의 숨통을 트여주며 '믿고보는 배우' '조인성의 재입증'이라는 연이은 호평 세례를 받고 있다.
2006년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는 거칠지만 인간미가 느껴지는 3류 깡패 조직의 넘버 2 병두 역으로 충무로에서의 존재감과 인지도를 높였고, 2008년 '쌍화점'에서는 고려 왕의 친위부대인 건룡위의 수장 역으로 파격적이고도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이며 화두가 되었다. 2017년 '더킹'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싶은 남자 박태수 역으로 1970년대 고등학교 시절부터 2000년대까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아우르는 폭넓은 연기로 호평을 받았으며, 2018년 '안시성'에서는 수 천 명의 고구려 대군으로 수 만 명의 당나라 대군을 쓰러뜨린 양만춘으로 분해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장군의 모습을 넘어 소통하는 리더상을 그려냈다. 그리고 '모가디슈'를 통해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조인성은 남다른 캐릭터 분석력과 밀도 높은 연기로 극의 흐름을 이끌었다. 그의 연기는 깊고 풍성했으며 그 누구보다 자유로웠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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