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그래도 (전)웅태 등이라서…."
정진화(32)가 대한민국 근대5종의 역사를 새롭게 작성했다.
정진화는 7일 일본 도쿄의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부 경기에서 4위를 기록했다. 정진화는 9년 전 런던에서 자신이 작성했던 자신의 최고 기록(11위)을 뛰어 넘었다.
세 번째 올림픽.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았다. 정진화는 최근 몇 년 동안 월드클래스 기량을 선보였다.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풍부한 경험과 빼어난 실력. 정진화는 올림픽에서도 언제든 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됐다. 정진화는 대회 전 "메달 욕심이 난다. 전웅태와 눈 뜨면 하는 게 그 얘기다. 고생해서 함께 왔으니 같이 시상대에 올라가자고 얘기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에는 확실히 달랐다. 정진화는 지난 5일 열린 펜싱 랭킹 라운드 35경기에서 23승 12패(238점)를 기록했다. 전체 5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기세를 올린 정진화는 수영(자유형 200m)에서 1분57초85를 기록. 315점을 쓸어 담았다. 뒤이어 열린 펜싱에서도 1점을 추가하며 2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활약은 계속됐다. 그는 변수 가득했던 승마 종목에서 안정적으로 라이딩을 마쳤다. 한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시간 내 완주하며 293점을 챙겼다. 정진화는 마지막 레이저 런(육상+사격)을 앞두고 847점, 2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마지막이 아쉬웠다. 그는 마지막 레이저 런에서 4위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최종 4위.
경기 뒤 정진화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5년 동안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근대5종 많이 알릴 수 있어서 좋다. 워낙 레이저 런에 강세 보인 선수들이 많았다. 내가 부족했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물에는 수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정진화는 "후련함이 가장 크고 그 다음은 아쉬움의 눈물이다. 동메달을 딴 전웅태를 축하하는 마음도 있다. 선생님들께 미안함 마음도 담겼다. 4등만 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내가 4등이다. 그래도 웅태 등이라서 다행이다. 대표팀 주장이지만 기죽지 않고 4등까지 해서 만족한다. 부상도 있었다. 지금도 진통제로 버텼다. 잘 버텨준 내게 고맙다"며 울컥했다.
한국 근대5종의 길을 닦고 있는 정진화. 그는 "내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를 했다. 하지만 형들이 닦아준 길 가다보니 만들어진 것이다. 내가 닦은 길을 웅태가 따라왔다. 후배들이 반짝반짝 따라와 준다면 세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웅태와 매일 아침 '같이 포디움에 올라가자'고 했다. 내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일단 한국에 가서 푹 쉬고 싶다"며 웃었다.
조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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