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근대5종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진 날. 정진화(32)와 전웅태(26)는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대한민국 근대5종 남자대표팀은 7일 일본 도쿄의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부 경기에 출격했다. 전웅태가 3위, 정진화가 4위를 기록했다. 운명의 장난. 동메달 하나를 두고 한국의 선수들이 경쟁을 펼친 것이었다.
경기 뒤. '형' 정진화는 동생을 챙겼다. 그는 "웅태와 매일 아침 '같이 포디움에 올라가자'고 했다. 내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4등만 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내가 4등이다. 그래도 웅태 등이라서 다행"이라며 울컥했다.
그런 형을 본 '동생' 전웅태. 그는 "형과 함께 시상대에 오르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형과 '후회 없이' 하자고 했다. 형은 '맘따남'이다. 마음 따뜻한 남자. 우리를 끌어주는 좋은 형이다. 정말 배울 게 많다. 정말 힘들게 훈련했다. 고생 많이 했다고 말하고 싶다. 빨리 형을 만나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근대5종. 1964년 도쿄에서 올림픽에 첫 발을 내딘 지 57년. 드디어 메달의 한을 풀었다.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다. 정진화는 최근 몇 년 동안 월드클래스 기량을 선보였다.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풍부한 경험과 빼어난 실력. 정진화는 올림픽에서도 언제든 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됐다.
전웅태 역시 최근 몇 년 간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선보였다. 2018년 월드컵에서 한 차례 우승을 포함,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국제근대5종연맹(UIPM) 연간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는 확실히 달랐다. 정진화는 지난 5일 열린 펜싱 랭킹 라운드 35경기에서 23승 12패(238점)를 기록했다. 전체 5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기세를 올린 정진화는 수영(자유형 200m)에서 1분57초85를 기록. 315점을 쓸어 담았다. 뒤이어 열린 펜싱에서도 1점을 추가하며 2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변수 가득했던 승마 종목에서 안정적으로 라이딩을 마쳤다. 한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시간 내 완주하며 293점을 챙겼다.
전웅태는 펜싱 랭킹라운드에서 21승14패(226점)를 기록하며 9위에 올랐다. 수영(자유형 200m)에서 1분57초23을 기록하며 316점을 챙겼다. 이어진 펜싱에서는 추가 점수를 얻지 못했지만, 승마에서 순위를 확 끌어 올렸다. 전웅태는 첫 번째 장애물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289점을 획득하며 선방했다. 세 종목 합 831점을 기록하며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마지막 레이저 건. 희비가 엇갈렸다. 전웅태는 흔들림 없이 달리고, 쏘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정진화는 다소 밀렸다. 전웅태는 3위를 기록. 한국 근대5종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거머쥐었다. 정진화는 아쉬움 속에서도 동생을 응원했다. 한국의 근대5종 형제들. 그들은 강했다.
도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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