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구박만 받던 '미운오리새끼'가 알고보니 알짜배기 우승 청부사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가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의 맹활약 덕분에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998년 이후 무려 23년만에 다시 슈퍼컵의 주인이 됐다.
첼시는 12일 새벽(한국시각)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윈저파크에서 열린 슈퍼컵 결승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비야레알과 만났다. 승부까지가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끝에 첼시가 우승했다. 전후반과 연장까지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도 호각을 이루다가 결국 첼시가 6대5로 승리했다. 케파 골키퍼가 마지막 알비올의 슛을 막아내며 우승 포효를 했다.
이날 첼시는 전반 27분 하킴 지예흐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전방 스리톱으로 나선 하베르츠와 지예흐가 완성한 골. 알론소의 패스를 받은 하베르츠가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지예흐가 골로 연결했다. 첼시는 이후 추가골을 위해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후반전에 오히려 비야레알에 일격을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후반 28분 에라르도 모레노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여기서 '우승 명장'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의 '신의 한수'가 나왔다. 벤치에서 대기하던 케파 골키퍼를 연장 후반 14에 교체 투입한 것. 선발 골키퍼인 멘디가 전후반과 연장까지 1실점으로 선방하며 잘 했지만, 승부차기에서는 케파가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벤치에서 쉬면서 체력에 여유가 있는 케파가 더 기민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다.
결국 1분 뒤 경기가 끝나고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투헬 감독의 예측은 정확했다. 케파는 비야레알 2번 키커 망디의 킥을 막아냈다. 이어 5-5에서 7번째 키커 알비올의 슛마저 막아내며 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케파는 2018년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7100만 파운드)를 받으며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막상 첼시 유니폼을 입은 뒤 여러 차례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비난의 대상이 됐다. 주전 자리도 새로 팀에 합류한 멘디에게 내준 채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그러나 슈퍼컵 결승 승부차기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며 팀에 23년만에 슈퍼컵 우승을 선물하게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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