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대표팀 에이스요? 아직 그런 얘기 들을 정도 아닙니다."
생애 첫 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 야구의 에이스로 떠오른 이의리가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락없는 10대의 모습이었다.
이의리는 도쿄올림픽에서 두 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첫 출격이었던 지난 1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선 74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 4안타(1홈런 포함) 3실점을 기록했다.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이의리의 기대 이상의 호투가 역전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사흘 뒤인 지난 5일 미국과의 준결승전에서도 선발로 마운드에 섰던 이의리는 짧은 휴식에도 불구하고 88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 5안타(1홈런 포함) 2볼넷 9탈삼진 2실점을 기록, 도미니카공화국전보다 잘 던졌다. 결과적으로 미국에 패하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이의리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12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의리는 "올림픽은 재미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또 열심히 던지고 싶다"고 짧은 답변으로 올림픽을 돌아봤다.
이어 "올림픽 전에는 정규시즌과 비슷한 긴장감이었다. 이후 첫 경기에서 1점을 주니 긴장감이 풀리더라"고 덧붙였다.
또 "사흘 쉬고 던졌는데 오히려 팔에 힘이 더 빠져서 밸런스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의리는 도쿄올림픽에서 탈삼진 1위를 달성했다. 19세밖에 되지 않은 신인이 10이닝을 소화하며 1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에 대해 이의리는 "한국에선 출루율 비중이 높은데 단기전이라 상대 타자들이 방망이로 승부를 내려고 해서 체인지업에 쉽게 나와 삼진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전에서 웨스트브룩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밝힌 이의리는 '대한민국 야구의 에이스'라는 평가에 "아직은 그런 소리를 들을 정도 아니다. 다음에 기회를 받으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영표 형이 '프로는 괜히 프로가 붙은 것이 아니다. 일상 생활에서도 프로페셔널하게 프로처럼 해야 한다'는 말이 와닿았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팀에 합류해 웨이트 훈련에 초점을 맞춘 이의리는 오는 1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후반기 첫 선발등판한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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