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렇게나 준비가 빠를 수 있을까.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임에도 큰 시행착오 없이 팀을 이끌고 있다. 특히 자신의 분야가 아닌 투수 쪽에서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투수 교체도 무리없이 하고있다는 평가다. 류 감독은 이렇게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코칭스태프, 데이터 분석팀과 끊임 없이 대화하며 소통한 결과라고 했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미리 준비하다보니 실제로 닥쳤을 때도 준비한대로 할 수 있었다는 것.
후반기 로드맵을 다 짜놓은 류 감독에겐 9월 일까지 벌써 준비가 다 돼 있었다.
류 감독은 11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9월 확대 엔트리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9월 1일까지는 아직 20일이나 남은 상황. 당장의 경기가 급한 감독에게 20일 후의 일은 너무 멀게 느껴졌다.
그런데 류 감독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후반기에 들어가면서 9월 확대 엔트리 때 우리 팀이 효과적으로 승리하기 위해 어떤 선수를 올려야할 지 상의 했다"면서 "퓨처스쪽에 이성우와 안익훈을 3주 동안 잘 준비시켜 달라고 얘기했다"라고 밝혔다. 베테랑 포수인 이성우는 타격은 약하지만 투수 리드와 2루 송구가 좋은 수비형 포수다. 류 감독은 "유강남의 사구 부상으로 오늘 이성우를 올렸지만 9월 이후엔 1군에서 선발로 나갈 수도 있다. 선발로도 나갈 수 있게 준비해 달라고 했다"면서 "현재 우리 1군 외야에 발 빠른 선수가 별로 없다. 후반기는 연장이 없기 때문에 8, 9회 타순이 안 돌아오는 상황에서 수비를 강화할 때 안익훈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수쪽에서도 확대 엔트리 때 올라올 투수들이 준비돼 있다. "앞으로 더블헤더 등이 열리다보면 지금 선발진으로 안될 수 있다. 구멍을 메울 투수가 필요하다"면서 "이상영을 1군 엔트리에서 빼 놓은 이유가 1군에서 구원으로 뛰다보면 선발로 나갈 때 이닝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9월 이후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 등 닥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대비하는 것. 류 감독은 "이유찬같은 선수도 마찬가지다. 선발을 8명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한선태 백승현 최동환 등 중간 투수들도 2군에서 준비하면서 1군 상황에 따라 투입될 수 있다"고 했다.
9월 이후 리그 상황 등을 고려해 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을 미리 생각하고 그에 맞춰 준비시키는 모습에서 유명한 영화의 대사가 생각났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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