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감독 입장에선 전략의 유연성이 생겼다. 연장이 없으니 부담이 덜한게 사실이다."
2021년 KBO리그 후반기는 연장전을 치르지 않는다.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처럼 승부치기도 없다. 동점인채 정규이닝을 마치면 그대로 무승부다.
4주간의 올림픽 휴식기는 타자보다는 투수에게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결과, 예년 후반기와는 달리 공에 힘이 붙었다. 선발 뿐 아니라 불펜의 구위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타자들은 타격감을 되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연장전까지 사라지면서 벤치도 투수 운영에 대한 부담을 한층 덜수 있게 됐다. 만약 경기가 동점 혹은 1~2점차의 접전 양상으로 흘러갈 경우, 현장의 사령탑들은 깊은 고민에 빠진다. 필승조에게 멀티 이닝을 맡길 것인가, 또다른 투수를 시험할 것인가, 마무리를 언제 투입할 것인가, 마무리에게도 멀티 이닝을 주문할 것인가. 급기야는 투수 대신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것도 그 고민 중 하나다.
하지만 연장도 없고 승부치기도 없다. 말 그대로 '불펜 총력전'을 펴면 된다. KBO리그엔 메이저리그와 달리 '교체된 투수는 최소 3타자를 상대해야한다' 같은 규정이 없다. 특정 타자 저격용 원포인트 릴리프도 여전히 존재한다.
불펜에 피로가 쌓일 수 있지만, 9월에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된다. 한층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
현장 사령탑의 생각은 어떨까. 11일 롯데는 무려 6명의 불펜투수를 가동해 프랑코의 승리를 지켜냈다. NC도 최금강 김영규 이용찬에서 마무리 원종현으로 이어지는 주력 불펜들을 모두 쏟아내며 마지막까지 역전을 노렸다.
12일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새로운 KBO 규정에 따라 보다 전략적으로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게 됐다. 불펜, 대주자, 야수들까지 감독으로서 유연성이 생겼다. 이제 8월말부터 더블헤더가 있다. 그땐 더 다양한 전략적인 선택과 경기 운영을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동욱 NC 감독 역시 "연장전이 없고, 1점 차이는 충분히 따라붙을 수 있다고 봤다. 경기 시작 전부터 '오늘은 1~2점 차이면 이용찬 원종현이 나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공교롭게도 12일의 스코어는 정반대였다. 롯데는 6회초까지 4-1로 앞서갔지만, 6회말 폭우 속 NC 타선에 집중타를 허용하며 4대5로 역전패했다.
NC는 이날도 홍성민 이용찬 원종현을 등판시키며 필승 의지를 다졌고, 신민혁의 시즌 5승을 지켜냈다. 롯데도 진명호 박진형 강윤구 김도규 등 주력 불펜들을 가동했다. 다만 전날까지 2연투한 김원중은 등판하지 않았다.
만약 5대5로 9회말에 돌입했다면? 이날 만난 김원중은 '3연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 모른다. 감독님이 준비하라면 하는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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