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17일 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잠실야구장.
KIA가 3-2로 앞선 3회 말 2사 1, 2루 상황에서 갑자기 폭우와 함께 낙뢰로 경기가 중단되자 잠실야구장의 민낯이 드러났다.
이날 잠실야구장에는 경기가 시작할 때부터 엷은 비가 내렸지만,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다 3회 말 경기 도중 천둥과 번개가 치자 강광회 1루심은 주심을 불러 경기 중단을 논의했고, 결국 선수 보호 차원에서 양팀 선수들을 더그아웃으로 철수시켰다.
이후 양팀 더그아웃 모습이 대비됐다. 허경민 양석환 박계범 등 몇몇 두산 선수들은 경기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더그아웃에 남아 계속해서 방망이를 돌렸지만, 대부분의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반면 KIA 선수들은 대부분 더그아웃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낙후된 라커룸 때문이었다. 장비를 놓을 공간조차 없는 라커룸보다 더그아웃 공간이 훨씬 넓었기 때문이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아예 라커룸으로 이동할 생각도 하지 않고, 더그아웃 의자에 앉아 타격감을 좀처럼 끌어올리지 못하던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와 장시간 대회를 나누기도.
이날 중계방송을 하던 민훈기 SPOTV 야구해설위원은 "원정팀 라커룸은 라커룸이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혀를 찼다.
잠실야구장 원정팀 라커룸의 낙후된 시설은 오래 전부터 지적된 사항이다.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던 박찬호와 추신수(SSG랜더스)의 경우 시설 상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추신수는 지난달 "잠실구장 원정팀의 (실내) 베팅 케이지가 없는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2012년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박찬호도 "문화충격을 받았다. 복도에 짐을 놓고 옷을 갈아입어야 하고 지나가는 상대팀 선수들과 마주치기도 한다"고 언급하기도.
잠실야구장 시설 개선은 40년 만에 이슈화됐다. 지난 3월 KBO에서 지난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야구 인프라 개선과 관련한 요청사항을 전달했다.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선 이후 "최신 시설은 물론, 트렌드 변화에 대비하는 방향까지 함께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올해 당장 잠실야구장이 개보수되긴 어렵다. 시즌 중이다. 지난달 초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가 내년 잠실야구장 시설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도쿄올림픽 휴식기에 추진하려고 했지만 공사기간이 맞지 않아 원정팀 라커룸을 개보수하지 못했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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