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타자에게는 지독한 악몽일 수 있는 사구(死球). 최 정(34·SSG 랜더스)이 수많은 통증 끝에 세계 기록 하나를 세웠다.
최 정에게는 '마그넷 정'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투수들의 공이 이상하리만큼 많이 맞아서 '자석에 붙는 것 같다'는 뜻에서 생긴 별명이다.
'마그넷 정'은 마침내 세계의 기록을 썼다. 지난 18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서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최 정은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NC 선발투수 드류 루친스키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6구 째가 배 부분을 스쳐 지나갔고, 사구로 기록됐다.
최 정의 개인 통산 288번째 몸에 맞는 공. 이 공은 최 정에게 '세계 최다'라는 기록을 안겼다. 종전 최다 몸 맞는 공은 미국 메이저리그 휴이 제닝스로 1891년부터 1903까지 1285경기에서 287개를 기록했다.
세계 최다 사구는 최 정의 존재를 더욱 빛나게 하는 기록 중 하나다. 강하든 약하든 투수의 공에 타자가 맞으면 통증이 발생한다. 심하면 부상까지 이를 수 있다. 또한 맞은 공에는 트라우마 생겨서 기존에 좋았던 타격폼이 흔들리기도 한다.
최 정 역시 그동안 사구로 인해 조기 교체되기도 했고,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 정은 올해 20개의 홈런을 날리면서 6년 연속 20홈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최형우(2013~2018년)와 최 정 뿐이다. 6년 동안 약 20개 언저리의 사구가 나왔지만, 최 정은 흔들림없이 꾸준함을 증명해온 셈이다.
최 정도 사구 자체의 기록보다는 '건강함'과 '꾸준함'에 의미를 뒀다. 최 정은 "무엇보다 몸에 맞는 볼이 많았음에도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좋게 생각하면 오랜 기간 경기에 출전해야 달성할 수 기록이기도 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재미있는 기록이라고도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남은 경기도 당당하게 투수와 상대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최 정은 "앞으로도 건강한 모습으로 타석에 들어서서 적극적으로 상대투수와 승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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