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야구경기를 관람하던 팬들은 물론 양팀 선수와 심판들까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적막이 그라운드를 채운 가운데, 마운드 위에는 아메리칸리그(AL) 다승 1위(12승). 올시즌 AL 사이영상이 유력했던 투수가 피를 흘리며 나뒹굴고 있었다.
MLB네트워크의 존 헤이먼은 19일(한국시각) 크리스 배싯(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부상이 다행히 눈을 피했다고 전했다.
배싯은 전날 시카고 화이트삭스 전에 선발등판,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2회 브라이언 굿윈의 100.1마일(약 161㎞) 날카로운 타구를 눈 주위에 맞고 쓰러졌다. 맞는 순간 퍽 하는 소리가 야구장에 울려퍼졌을 정도였다.
배싯은 한동안 마운드 위에 쓰러진 채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얼굴에서 피도 제법 흘렀다. 다행히 의식은 있었다. 몸을 일으켰지만 쉬이 움직이지 못했다. 결국 카트를 탄 뒤에야 경기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 모두의 격려어린 박수가 쏟아졌다. 당연히 고의는 아니었지만, 굿윈은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배싯이 공을 맞은 부위는 오른쪽 눈 아래 부근이다. 야구선수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눈 부상이 우려됐다. 때문에 즉시 병원으로 후송, 정밀 진단을 받았다.
헤이먼에 따르면 다행히도 배싯의 눈이나 안와에는 이상이 없다. 하지만 진단 결과는 광대뼈와 턱뼈 골절이다. 현재 얼굴 전체를 붓기가 덮고 있는 상황. 향후 3~5일 후에 붓기가 가라앉으면 수술이 진행될 예정이다.
얼굴뼈 골절상인 데다 이미 8월인 만큼 시즌아웃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머리에 타구를 직격당한 롯데 자이언츠 이승헌은 '두부 미세골절' 진단만으로 반 시즌을 온전히 휴식과 컨디션 관리에 바쳐야했다.
육체적 회복 뿐 아니라 정신적인 타격도 우려되는 부상이다. 얼굴에 공을 맞고도 잘 극복해내는 선수들도 있지만, 트라우마로 인해 야구를 그만두는 선수도 있다. 특히 이렇다할 보호장비 없이 마운드 위에 노출된 투수는 더욱 그렇다. 타구가 언제 다시 자신에게 날아올지 모른다는 공포감을 이겨내는 일이 쉽지 않다.
화이트삭스 선수단은 공식 SNS에 "배싯과 함께 하겠다"며 뜨겁게 회복을 기원했다. 토니 라루사 화이트삭스 감독은 "솔직히 경기 결과는 뒷전이었다. 배싯이 몹시 걱정된다"며 침울해했고, 배싯을 맞춘 굿윈은 "기도하겠다"며 쾌유를 빌었다.
올시즌 배싯은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었다. 25경기에 등판, 151이닝을 소화하며 12승4패 평균자책점 3.22, 삼진 154개를 기록중이었다. 부상 당시 기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나 게릿 콜(뉴욕 양키스) 등 강력한 경쟁상대들을 제치고 다승과 이닝 부문 1위, 평균자책점도 3위였다. 하지만 적어도 올시즌은 이렇게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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