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내 가슴속엔 고 한사현 감독님이 함께 계신다."
도쿄패럴림픽 남자 휠체어대표팀의 김태옥(34.서울시청)은 고 한사현 감독 얘기가 나오자 바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2019년 시드니패럴림픽 이후 20년만의 도쿄패럴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던 순간 한 감독과 김태옥은 함께 투병중이었다. 한 감독은 간암, 김태옥은 위암이었다.
김태옥은 "감독님이 먼저 암 진단을 받고 나도 두 달 후 암진단을 받았다. 같이 패럴림픽을 바라보고 열심히 훈련해 왔는데 나만 이렇게 뛰고 있는 것 같아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가슴에 담고 이 악문 채 도쿄 코트를 달리고 있다.
한 감독은 지난해 9월 26일 암 투병 끝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까지 도쿄행을 꿈꿨다. 평생을 함께 한 후배, 동료, 제자들과 한국형 농구로 반드시 4강행을 이루겠다고 했다. 그러나 꿈에 그리던 패럴림픽 무대를 선수과 함께 밟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장례식장에서 김태옥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마지막을 직감한 한 감독은 제자들을 일일이 불러 메시지를 남겼다. 대표팀, 서울시청에서 한 감독과 동고동락해온 김태옥은 "감독님께서 너는 내 몫까지 끝까지 잘 이겨내라고, 분명 잘할 수 있다. 믿는다고 말씀해주셨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태옥은 위암을 이겨내고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했지만 아직 완치 상태는 아니다. 그는 현재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추적치료 중이다. 앞으로 3년 정도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태옥은 2019년 10월 태국에서 열린 패럴림픽 출전권 예선 대회 직전에 위암2기 판정을 받았다. 합숙훈련중 복통이 너무 심해 검사를 했다가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했다.
투병생활은 쉽지 않았다. 20대 초반 낙상사고로 인한 하반신 마비에 이어 암까지 그를 덮쳤다.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김태옥은 "힘들었던 시간이면서도 한편으로 감사한 시간이었다. 한사현 감독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내가 아직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대표팀 동료들을 포함한 주변에서도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을 많이 보내줬기 때문에 여기까지 버티고 온 것 같다"라고 했다.
세상의 모든 패럴림피언은 이미 한번 이상 사선을 넘은 영웅이다. 김태옥은 이미 두 차례 사선을 넘은 태극전사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다. 김태옥은 "내 가슴에 감독님이 함께 계신다"고 했다. "감독님이 이루지 못한 패럴림픽 4강을 꼭 이루고 싶다. 더 나아가 메달권까지 노려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대표팀은 A조에 스페인, 캐나다, 터키, 콜롬비아, 일본과 속해있다. 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세계랭킹 3위 스페인과의 첫 경기에선 53-65로 석패했다. 26일 세계랭킹 6위 터키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첫 승을 노린다. 한국은 A조에서 4위 안에 들면 8강에 진출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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