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운명의 장난일까.
강인권 수석코치(49)가 아들 강태경(20)의 두 번째 선발 등판을 '감독 대행' 자리에서 지켜보게 됐다. 강태경은 1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릴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출격한다. 강태경은 지난 15일 1군 데뷔전이었던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다. 당시 이동욱 감독의 배려로 투수 교체 때 강 수석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강태경에게 공을 넘겨 받고 포옹을 나누는 장면이 화제가 된 바 있다. 강태경은 한화전을 마치고 곧바로 말소돼 퓨처스(2군)에서 재정비에 돌입했다.
강태경의 SSG전 출격은 일찌감치 예정돼 있었다. 이 감독은 SSG와의 더블헤더를 준비하면서 강태경을 2차전 선발로 낙점한 상태였다. 그런데 지난 30일 이 감독이 선수 원정 숙소 음주 파문의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10경기 출장 정지라는 '자체 징계'를 내리면서 강 수석코치가 SSG 원정에서 더그아웃 총사령관 역할을 맡게 됐다. 엄중한 분위기 속에 아들의 두 번째 선발 등판을 바라보게 된 강 수석코치의 마음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강 수석코치는 1일 더블헤더 선발 투수를 묻자 "1차전은 루친스키가 던지고, 2차전은 신민혁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가 "2차전은 강태경이다. 아들이라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라운드 바깥에선 아들이지만, 마운드에 서면 엄연한 선수다. 강 수석코치도 한층 엄한 잣대로 강태경을 바라볼 것을 시사했다. 그는 더그아웃에서 바라볼 강태경의 투구에 대해 "좀 더 냉정해질 것 같다. 야구장에서 유니폼을 입으면 선수로 볼 수밖에 없다"며 "투수코치와 상의하겠지만, (투구에 대한) 잣대는 좀 더 엄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더블헤더 일정이 미리 잡혀 있었다. '첫 등판 때보다는 좀 더 힘들 수 있으니 잘 대비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고 부정(父情)을 숨기진 못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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