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대한민국 국기(國技)' 태권도가 2일 마침내 도쿄패럴림픽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인다.
태권도는 2015년 1월 31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열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회에서 배드민턴과 함께 도쿄패럴림픽 22개 정식종목에 채택됐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는 당시 "WT의 꿈이 이뤄진 것일 뿐 아니라 전세계 장애인태권도 선수들의 꿈이 이뤄진 것"이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날 이후 6년 반의 세월이 흘렀다.
2일 오전 10시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홀 B에서 도쿄패럴림픽 태권도 첫 경기가 시작된다. 역사적인 데뷔전의 주인공이 우여곡절 끝에 혼돈의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사상 첫 여성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라는 사실이 드라마틱하다. 쿠다다디는 이날 여자 -49㎏급 16강에서 지요다콘 이자코바(우즈베키스탄)와 첫 대결에 나선다.
한국선수단에선 3일 오전 10시30분 남자 -75㎏급에서 주정훈(27·SK에코플랜트·세계 12위)이 첫 경기에 나선다. '세계 5위' 마고메드자기르 이살디비로프(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 이하 RPC)와 맞붙는다. '종주국' 대한민국 최초의 패럴림피언이자 유일한 출전 선수다. 두 살 때 할머니가 자리를 비운 새 소여물 절단기에 오른손을 잃은 주정훈은 초등학교 2학년때 부모님의 권유로 태권도를 시작했다. 비범한 재능으로 비장애인선수들과 경쟁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고등학교 2학년 때 태권도의 꿈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태권도가 패럴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2017년 12월 태권도복을 다시 입었다. 주정훈은 올해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아시아 선발전을 1위로 통과,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도쿄패럴림픽, 태권도에 배정된 금메달은 남녀 겨루기 종목 각 3개 체급(남 -61㎏ -75㎏ +75㎏, 여 -49㎏, -58㎏,+58㎏급), 총 6개다. K44(한팔 또는 다리 기능 제약, 한쪽 절단 또는 마비)에 K43(양 팔꿈치 아래 절단) 등급을 통합해 경기를 운영한다. 태권도가 보급된 200여 개국 중 현재 장애인 태권도 프로그램을 시행중인 나라는 80여 개국. 도쿄 대회에는 남자 27개국 36명, 여자 26개국 35명이 출전한다.
도쿄패럴림픽 태권도는 게임의 법칙도 올림픽과 조금 다르다. K44 경기선 선수보호를 위해 머리공격(3~5점)을 불허한다. K43~44가 손목 절단 장애유형인 만큼 몸통 부위 주먹공격(1점)도 금지된다. 채점방식도 다르다. 예를 들어 뒤차기의 경우 올림픽에선 4점이지만 패럴림픽에선 3점이다. 올림픽에선 16강 이후 패자부활전에 진출하지만 패럴림픽에선 모든 선수에게 패자부활의 기회가 부여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태권도가 6년 반의 기다림 끝에 도쿄에서 첫 발을 떼는 의미 있는 자리에 종주국 선수가 단 1명뿐이며, 여성선수는 전무하다는 사실은 아쉽다. 터키는 남녀 6체급에 6명의 선수가 모두 출전권을 따냈다. RPC는 남자 3명, 여자 1명, 아제르바이잔은 남녀 각 2명 등 총 4명이 나선다. 주최국 일본도 남자 2명, 여자 1명, 총 3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패럴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위해 9년의 노력을 쏟은 이후 정작 지난 6년간 국내 장애인태권도 저변 확대나 선수 발굴에는 무심했던 결과다. 이와 관련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는 "패럴림픽이 이번이 처음이라 국내 선수층이 얕다. 예산 지원도 늦어졌고, 랭킹 포인트도 아직 낮다. 3년 후 파리패럴림픽을 앞두고 기초종목육성사업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선수를 발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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