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호잉 선수 덕에 이겼다고 생각한다. 고맙다고 했다."
선발투수가 가장 넘기 힘든 이닝은 1회라고 한다.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아무래도 구속과 제구를 잡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실투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KT 위즈 배제성은 5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회말 우익수 제라드 호잉의 호수비 덕분에 무실점으로 넘길 수 있었다. 호투의 발판이 된 1회였다.
배제성은 선두 홍창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오지환과 서건창을 뜬공으로 잡은 배제성은 김현수를 맞아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뿌리다 우측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다. 이때 호잉이 타구를 쳐다보며 전력질주한 뒤 펜스 바로 앞에서 점프해 상단으로 글러브를 뻗어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잡아냈다.
만일 타구를 잡지 못했다면 펜스를 맞고 튀어나와 2루타가 돼 1루주자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내줄 상황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배제성은 이후 안정을 되찾으며 5회까지 호투를 이어갔다.
5이닝 동안 2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무실점을 기록했다. 배제성이 무실점 피칭을 한 것은 지난 5월 1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7이닝 3안타)에 이어 올시즌 두 번째다. KT가 11대0으로 이겨 배제성에게 시즌 8승이 주어졌다.
올시즌 최소 투구수인 70개의 공을 던진 배제성은 직구 구속이 최고 149㎞를 나타냈다.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호잉의 호수비에 힘입어 1회말 투구를 16개의 공으로 마친 배제성은 2회 세 타자를 요리했다. 8-0으로 크게 앞선 3회를 1볼넷 무실점, 4회는 1안타 무실점으로 각각 틀어막았다. 5회 역시 2사후 김민성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홍창기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가볍게 마무리했다.
KT는 현재 6선발 체제다. 데스파이네와 최근 개인사를 딛고 합류한 윌리엄 쿠에바스를 비롯해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 엄상백이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데스파이네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5일 이상 휴식을 갖고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경기 후 배제성은 "호잉에게 고맙다고 했다. 맞는 순간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호잉 선수 덕분에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호잉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초반에 득점 지원이 많아 이닝이 갈수록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1회 호잉의 호수비가 2회부터 잘 던지는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시즌 8승째를 올리며 3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에 더 가까이 간 배제성은 "(3년 연속 10승을)하고 싶기는 하지만 팀이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매경기 집중하겠다"고 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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