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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배트에 새긴 아버지의 조언, 꽃 피기 시작한 '이영민 타격상' [SC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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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다면, 그만한 재능이 있는 선수라는 뜻 아니겠습니까."

최정원(21·NC 다이노스)은 후반기 그 어느 때보다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2년 차. 아직은 배울 것이 많은 시기였지만, 팀에 주축 선수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이탈하게 됐다.

2루수 자리에 생긴 공백은 최정원이 기회를 받았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전체 67순위)로 입단한 최정원은 지난해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와 49경기에서 타율 2할7푼5리 4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 1군과 2군에 오가던 그에게 후반기 주전 2루수이자 테이블세터라는 특명이 떨어졌고, 최정원은 후반기 20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5도루로 활약했다. 특히 8월 선발 출장한 12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는 등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한 최정원은 NC 선수단 및 구단 직원이 뽑은 7~8월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정원은 "후반기 들어 기회를 받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충실하자는 마음으로 뛰었는데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 코치님, 선배님들께서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주셨고 운도 많이 따랐다고 생각한다. 구단 내부 투표 결과로 수상하게 됐는데 더 발전하라는 의미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8월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이기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뛰었는데, 비록 무승부가 됐지만, 그 이후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미소를 지었다.

1군에서 꾸준하게 출장하면서 그는 조금씩 1군 선수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최정원은 "지난해 처음 올라왔을 때 설레는 기분이었다. 이제는 경기장에서 무엇을 할지 생각을 하다보니 남들보다 빨리 나와서 연습을 하고 몸을 풀려고 하는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깜짝 활약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최정원은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할 정도로 고교시절부터 타격 재능만큼은 인정받아왔다. 비록 공격과 비교해서 수비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 지명순번이 뒤로 밀렸지만, 최근 수비도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따르기 시작했다.

NC 이동욱 감독은 "공을 치는 능력과 센스가 있고, 좋은 주루 능력과 적극성이 있는 선수"라며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타격이 좋다. 상을 받았다면 그만한 재능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수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어 지명 순번이 늦었지만, 수비도 최근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에너지가 좋은 선수라서 파이팅도 많이 해준다. 앞으로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늦은 지명 순번에 아쉬움이 있을 법도 했지만, 최정원에게는 오히려 자극제가 됐다. 그는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가서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눈을 빛냈다.

다만, 수비에 대해서는 아쉬운 평가를 지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최정원은 "나 역시 입단할 때부터 수비에 대한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알려주셨던 것을 생각하고, 마무리캠프나 스프링캠프 때에도 수비에 대해서는 좀 더 귀담아 들으며 훈련도 더 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실책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조언'을 새겼다. 그는 "솔직히 실수하면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빨리 그 장면을 잊고, 괜찮다고 하면서 스스로를 달래는 거 같다"라며 "아버지께서 실수도 해봐야 성장한다고 하셔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라는 말을 배트에 새겨 놓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최정원은 "올해는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많은 경기에 나가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제 안 다치고 남은 경기 주전으로 나갈 수 있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최선을 다하는, 악바리 같은 선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